
‘심한 야유를 받을 것 같다.’
토론토가 시애틀을 꺾고 32년 만에 월드시리즈(WS) 진출을 확정하자, 일본에서는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오타니가 토론토에 입단할 것이라는 2년 전 오보 여파로 토론토 팬들의 반감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토론토는 21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 7차전에서 시애틀에 4-3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시리즈 전적 4승3패를 거둔 토론토는 1993년 이후 32년 만에 WS 진출에 성공했다. 토론토는 25일 같은 장소에서 LA 다저스와 WS 1차전을 치른다.
토론토는 ALCS 1, 2차전에서 패하며 불안하게 출발했으나, 3·4차전에서 승리하며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후 5차전을 내주면서 다시 벼랑 끝에 몰렸다가 6차전과 7차전을 잇달아 잡아 WS 진출에 성공했다.
반면 시애틀은 1977년 창단 후 처음으로 WS 진출을 노렸으나 최종전에서 역전패하며 고개를 떨궜다.
시애틀이 승기를 잡은 듯한 7차전이었다. 1-1로 맞선 3회초 훌리오 로드리게스의 좌월 솔로 홈런과 5회초엔 칼 롤리의 우월 솔로포로 3-1로 앞서갔다.

토론토는 끌려가던 7회말 공격 때 경기를 뒤집었다. 선두 타자 애디슨 바거의 볼넷과 아이재어 키너 팔레파의 중전 안타, 후속 희생번트로 1사 2·3루 동점 찬스를 잡았다. 시애틀은 핵심 불펜 에두아르드 바사르도를 투입했다. 타석에 선 조지 스프링어는 2구째 가운데 몰린 싱킹 패스트볼을 놓치지 않고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겼다. 토론토는 이 홈런 한 방으로 4-3 역전에 성공했고, 8회초 선발 투수인 크리스 배싯을 투입해 삼자 범퇴로 막았다. 9회엔 올해 정규시즌에서 33세이브를 올린 마무리 투수 제프 호프먼이 등판해 삼진 3개를 연속으로 잡아내며 경기를 끝냈다.
ALCS 7경기에서 26타수 10안타(3홈런) 타율 0.385를 기록한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는 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토론토가 극적인 역전승으로 다저스의 WS 파트너로 결정되자 일본에서는 오타니가 큰 야유를 받게 됐다고 우려했다. 일본 매체 스포츠호치는 “오타니에게 토론토는 조금 힘든 상대”라고 전했다. 이 매체는 “오타니가 2023년 12월 FA가 된 후 영입 쟁탈전이 벌어졌는데, 그의 전세기가 토론토로 향한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며 과거 인연을 소개했다. 당시 MLB네트워크 존 모로시는 “오타니가 토론토의 스프링캠프지인 플로리다를 방문한 뒤 토론토행의 모멘텀이 형성된 것이 확실하다”라면서 “오타니가 토론토가 향한다”라고 확신에 찬 어조로 글을 올려 토론토 팬을 설레게 했다.

그러나 오타니는 다음날 다저스와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모로시의 오보 사건 이후 2024년 4월에 열린 다저스-토론토전에서 오타니는 심한 야유에 시달렸다. 스포츠호치는 “이번 WS에서도 오타니는 야유를 받게 될지도 모른다”며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