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건강한 식습관 위협… 그린푸드존 실효성 논란

2025-02-03

연세대학교 치위생학과 김시우, 설지호, 이예경, 양서연, 추연서 학생

“엄마, 이거 사줘!” 학교 앞 편의점에서 간식을 사달라고 조르는 초등학생의 모습은 익숙한 장면이다. 초콜릿, 젤리, 탄산음료 같은 간식은 아이들에게 인기지만, 건강에는 큰 위협이 된다. 2009년 도입된 그린푸드존은 학교 주변 200m 내에서 어린이의 올바른 식습관 형성과 비만 예방을 목표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제도 시행 15년이 지난 현재, 실질적인 효과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다.

그린푸드존의 본래 목적

그린푸드존은 어린이의 건강을 위해 학교 주변 식품판매업소를 규제하는 정책이다. 목적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건강한 식품 선택을 유도하고 둘째, 어린이 비만과 건강 문제를 예방하며 셋째, 안전하고 위생적인 먹거리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는 치아 건강만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종합적인 어린이 건강을 지키기 위한 수단이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가 실질적으로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는 의심스럽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1~2022년 아동 구강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 절반 이상이 하루에 두 번 이상 당분이 높은 간식을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초등학교 6학년생 10명 중 6명은 이미 충치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원주시 초등학교 주변 실태... 현실과 괴리

정부의 단속 체계와 관리 부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다른 사례들도 존재한다. 2014년 강원도 내 약 18,000여 곳의 그린푸드존 지정 매장을 점검했으나, 과태료 부과 건수는 단 한 건도 없었다. 또한 그린푸드존에서 안전하고 위생적인 시설기준을 갖추고 고열량·저영양 식품과 고카페인 함유 식품을 판매하지 않도록 하는 우수판매업소를 총리령으로 지정했지만, 지정된 업소 비율이 전국적으로 10%에 불과하며, 우수 판매 업소가 대부분 학교 내 매점에만 국한되어 있고 업소 운영자들의 관심과 동기가 부족하여 제도 참여 유도가 어려운 상황이다.

관리와 점검의 허술함

그린푸드존의 실효성이 부족한 이유 중 하나는 관리 체계의 부재다. 어린이 식생활안전관리 특별법에 따르면, 식품 판매업소는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법에는 점검 주기와 절차에 대한 구체적인 명시가 없어 실질적인 관리는 유명무실한 상태다.

2014년 강원도 내 약 18,000여 개 그린푸드존 지정 업소를 점검한 결과, 과태료 부과 건수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이는 단속 주체와 권한이 명확하지 않아 제도가 실질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정부가 지정한 우수판매업소 제도 역시 참여율이 저조하다. 전국적으로 지정된 우수판매업소는 10% 수준에 불과하며, 대부분 학교 내 매점에 국한돼 있다. 상점 운영자들은 경제적 동기나 지원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제도 참여를 꺼리고 있다.

그린푸드존 실효성 강화를 위한 개선 방안

그린푸드존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보다 강력한 관리와 현실적 개선책이 필요하다. 먼저, 법적 근거를 명확히 마련해야 한다. 정기적인 점검 주기와 절차를 법에 명시하고, 점검 결과에 따라 실질적인 제재를 가해야 한다. 과태료 부과 기준을 상향하거나 판매 금지 품목을 명확히 하는 등 규제를 강화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영국의 경우 고당·고지방·고염(HFSS) 식품의 판촉 행위를 금지하고, 특정 시간대 광고 제한과 매장 내 전략적 배치를 금지하는 등 어린이의 건강한 선택을 지원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우수판매업소에 대한 인센티브 제도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우수판매업소에 세제 감면이나 운영 지원금을 제공하면 상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의 적극적 개입 필요

그린푸드존은 단순히 학교 주변을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의 건강한 미래를 위한 중요한 정책이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허술한 관리와 정책적 한계로는 그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

정부는 더욱 강력한 관리 체계를 마련하고, 어린이들이 건강한 간식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적극적으로 조성해야 한다. 단속 강화와 함께 상점들의 경제적 유인책을 마련하는 등 실질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그린푸드존이 진정한 의미의 건강 환경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정부가 정책의 취지를 다시금 되새기고 실효성 있는 방안을 꾸준히 모색해야 한다. 이제는 단순히 간식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어린이의 건강한 식습관과 삶을 지키는 정책으로 자리매김할 때다.

참고문헌

1. 질병관리청, 2021-2022년 아동 구강건강 실태조사

2. http://www.kado.net/news/articleView.html?idxno=672618, 류재규, 무늬만 그린푸드존, 강원도민일보, 2014.03.18

2. 어린이 식생활안전관리 특별법 시행령, 국가법령정보센터, 현행법령 > 법령명

3. https://www.gov.uk/government/news/new-advertising-rules-to-help-tackle-childhood-obesity, 영국 정부 공식 사이트, New advertising rules to help tackle childhood obesity, 2021.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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