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축산 인물&이슈] “국산 우유 가치 드높여 당면 과제 돌파할 것”

2025-02-02

최근 서울 서초구 축산회관에서 만난 이승호 한국낙농육우협회장은 ‘실천하는 우유 예찬론자’다. 뼈를 튼튼히 하고 매끄러운 피부를 유지하고자 매일 아침 우유를 마신다고 했다. 그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유업체 집유량 감축, 소비 감소, 멸균우유 수입 급증으로 낙농업계가 상당한 위기에 놓여 있다”면서도 “낙농가의 생산비를 줄여주고, 국산 우유의 우수함을 알려 어려움을 돌파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 남양유업이 집유량을 17% 감축하면서 낙농업계에 파장이 크다.

▶남양유업 사태 본질은 정부 중재로 생산자·소비자 간 약속한 것을 유업체가 일방적으로 깬 것에 있다. 농가 희생이 필요한 ‘용도별 차등가격제’(원유를 음용유·가공유로 구분해 가격을 달리 정하는 것)를 생산자들이 받아들인 것은 충분한 물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협회는 낙농업을 보호할 예산을 확충하고 용도별 차등가격제가 목적대로 잘 돌아갈 수 있도록 정부를 설득해가겠다.

- 낙농가의 가장 큰 어려움이 뭔가.

▶지난해 낙농정책연구소에서 내놓은 ‘낙농경영실태조사’에 따르면 농가는 부채, 환경 이슈, 후계자문제를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어떤 분야에 정부 지원이 이뤄져야 하느냐’는 질문엔 사료가격 안정, 용도별 차등가격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정부가 이미 ‘원유 생산량 200만t’이라는 정책 목표를 설정한 만큼 선진국과 같이 생산자 중심으로 낙농 관련 제도를 뜯어고쳐야 한다.

- ‘멸균우유’ 수입량이 해마다 급증하는데.

▶지난해 멸균유 수입량이 전년과 견줘 30%가량 증가했을 정도로 시장 잠식 속도가 빠르다. 멸균유 수입량의 95%는 제과·제빵 업체나 커피전문점 등 이른바 ‘기업간거래(B2B)’ 시장으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추정한다. 낙농정책연구소 조사 결과 소비자의 60% 이상이 수입 멸균유의 신선도·안전성에 의구심을 품고 있었다. 그런데도 소비자들은 제품에 외국산이 들어갔는지 유무를 인식하지 못한다. 소비자 선택권이 침해받는다는 뜻이다. 커피전문점 같은 곳에서 우유 원산지를 표시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나갈 방침이다.

-국산 우유 장점이 많다. 협회장으로서 소비자에게 ‘왜 국산 우유를 마셔야 하는지’ 설명해달라.

▶국산 우유는 푸드마일리지(식품이동기간)가 짧은 대표적 식품이다. 착유 후 식탁에 오르기까지 2∼3일밖에 걸리지 않는다. 멀리서 배를 타고 건너와야 하는 외국산 멸균유와는 비교할 수 없다. 또 최상급 품질인 ‘체세포수 1등급, 세균수 1A등급’을 받으려면 원유 1㎖당 체세포수 20만개, 세균수 3만개 미만으로 관리돼야 한다. 낙농 선진국보다도 엄격한 수준이다. 건강한 우유를 마시고 싶은가. 그렇다면 주저말고 국산 우유를 선택해달라.

이문수 기자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