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새들, 거미류, 사마귀가 잡아먹는 광경 목격”
매년 초여름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가 대량 출몰해 시민 불편이 큰 가운데 이들의 천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국내 최고 러브버그 전문가인 박선재 국립생물자원관 연구관은 1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러브버그 천적을 묻는 사회자 질문에 “까치나 참새 같은 새들과 거미류, 사마귀와 같은 생물들이 러브버그를 잡아먹는 광경을 종종 목격한다”고 밝혔다.

박 연구관은 “원래 해외에서 어떤 새로운 생물이 유입되면 기존의 생물들이 이들을 먹이로 인식하고 잡아먹기까지는 좀 시간이 필요하다”며 “그래서 처음에 천적이 없어서 개체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그런 경향을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조절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관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얘네(러브버그)들도 충분히 먹이로 인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도 보면 재발생한 지 한 2∼3년이 지났다. 많은 생물이 얘네들을 잡아먹는 광경들이 이제 종종 목격되니까 아마 앞으로는 더 많은 생물이 얘네들을 먹이로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플로리다대 국제환경대학원 사라소타 카운티 캠퍼스의 연구원 캐럴 와이엇 이븐스는 2020년 기고문에서 “러브버그는 산성 맛 때문에 포식자들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비영리 환경단체 환경 리터러시 협의회도 “러브버그는 신맛이 강하고 껍질이 단단해 개구리와 같은 양서류들이 먹기를 꺼린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러브버그의 천적이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시민들 사이에서 확산했다.
박 연구관은 또 7월 중순이면 대부분 러브버그 개체가 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러브버그의 생활사를 보면 6월 중순경에 보통 보고가 시작되고, 성충이 한 일주일 정도 산다”며 “장마가 6월 말에서 7월 초에 보통 오는데, 장마가 거의 사그라들 때쯤 러브버그도 같이 개체 수가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구윤모 기자 iamky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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