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등 보험사, 호실적에도 배당 없어…왜?

2025-02-22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보험사들이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올해 배당금 지급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이 늘면서 배당가능이익이 줄어든 영향이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올해 결산배당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으며 동양생명, 미래에셋생명, 현대해상, 한화손해보험 등도 배당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이 7206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 그러나 새 회계제도에 맞춰 보장성 상품 판매를 늘리면서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부담으로 배당은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김동희 한화생명 재정팀장은 지난 20일 콘퍼런스 콜에서 “해약환급금이 신계약 비중에 정비례해 증가해 적립 규모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며 “이익이 증가해도 배당 여력이 줄어들고, 세무 이슈 등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이란 고객이 보험계약을 해지할 때 돌려줄 수 있도록 보험사가 미리 쌓아두는 돈이다. 규모가 커질수록 보험사 입장에선 배당 재원은 줄어들게 된다.

보험사의 자산·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 체제에서 과도한 자금 유출을을 방지하고 계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도입됐다. 시가평가한 보험사 보험부채가 해약환급금보다 작을 경우 그 차액만큼을 준비금으로 쌓도록 한다.

그러나 제도 시행 이후 준비금 적립액이 급증해 당기순이익 대비 주주 배당 및 세금 납부액이 충분하지 않다는 비판이 지속 제기됐다.

이 같은 문제가 계속 지적되면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9월 ‘제3차 보험개혁회의’에서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비율을 조정하기로 했다.

우선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이 200% 이상인 보험사에 대해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비율을 기존보다 20% 완화하고 이후 매년 10%씩 기준을 낮춰 오는 2029년 킥스 비율 150% 이상 보험사까지 대상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킥스비율이 200%를 넘는 보험사가 많지 않아 당장 실질적인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말 기준 동양생명의 킥스 비율은 154.7%, 미래에셋생명 193.2%, 한화생명 165%, 현대해상 155.8%다.

이에 보험업계는 금융당국에 추가적인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생명보험협회는 보험사들의 배당 불확실성을 키운 해약환급금준비금과 관련해 정부 밸류업 정책과 충돌하지 않도록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철주 생보협회장은 “2023년 IFRS17 체제가 출범하면서 도입한 해약환급금준비금이 신계약 등으로 적립 규모가 과도하게 증가하고 있고 적립해야 하는 회사도 지속 증가할 것으로 본다”면서 “이에 따라 생보사 배당여력 감소와 세무 이슈가 지속 발생할 우려가 있어 합리적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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