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 잔] 굿모닝, 존

2025-04-04

챗GPT의 지브리 스타일 이미지 생성 서비스의 열기가 뜨거운 요즘이다. 사진가 안준은 2022년 7월, 구글이 자사의 인공지능(AI) 챗봇이 자의식을 지니고 있다고 주장한 직원을 해고했다는 기사와 마주했다. 챗GPT가 공개되기 불과 3개월 전이었다. 이 직원의 주장이 아니더라도 자의식이나 감정을 지니고 있지 않은 AI는 과연 추상명사를 어떻게 시각화할 수 있을까.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오픈AI가 ‘달리(DALL·E)2’를 공개했다.

화가 살바도르 달리의 이름에서 따 온 이 프로그램은 1년 전 초기 모델보다 4배 높은 성능을 지녔다. 프로그램 공개 첫날, 안준은 달리2에 ‘너의 자화상을 줘’라고 요청한다. 달리는 자신을 하나의 인격체로 설정한 명령어 앞에서 처음에는 사람과 사물을 뒤섞어 보여줬다. AI 프로그램은 자신을 인격체로 설정하는 명령어(yourself)나, 문화권마다 해석이 다른 신(god)과 같은 명령어 앞에서 지연, 차단 혹은 평범한 이미지 생성 등의 현상을 드러냈다. ‘굿모닝, 존’ 연작은 이런 현상을 보이지 않도록 ‘당신의 초상화가 걸린 방에 당신이 서 있는 어느 날 아침의 풍경을 담은 사진’이라는 조금은 복잡한 기본 문장을 설정한 뒤 시대나 장소, 세부 사항 등을 추가한 명령어를 계속 변주해 입력함으로써 얻은 결과물이다.

AI가 생성한 이미지는 엄밀히 말해 사진이 아니다. 그러나 작가는 명령어에 따라 AI가 만들어낸 컴퓨터 화면 이미지를 카메라로 촬영함으로써 동시대가 빚어낸 시각적 결과물을 사진으로 기록한다. 연작 제목 중 ‘굿모닝’은 백남준이 1984년 1월 1일에 기획한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생중계 쇼 ‘굿모닝 미스터 오웰’에서 빌려왔다. 당시 백남준은 대중매체가 감시하는 사회가 찾아올 것이라는 조지 오웰의 1947년 작 소설 『1984』를 비판하며 기술 낙관론을 드러냈다. 오웰 대신 제목에 붙인 ‘존’은 AI라는 단어를 1956년 처음 사용한 존 매카시를 은유한다. 안준은 이 작업을 ‘의인화되고, 시각화된 채 인간에 의해 사진으로 촬영된 AI가 창조주 존에게 건네는 아침 인사’라고 설명한다. 생성 이미지는 20세기 사진의 지위를 넘겨받고 있는 차세대 이미지의 주역일 수도 있다.

송수정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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