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전 문 닫은 시골우체국의 부활…만종리대학로극장 <별방우체국>

2024-10-17

충북 단양의 귀촌극단 ‘만종리대학로극장’이 시골 마을 주민들의 희로애락을 전해주던 우체국을 주제로 연극을 선보인다.

만종리대학로극장은 18~19일 단양군 영춘면 별방리 ‘예술을 배달하는 우체국’에서 연극 <별방우체국>을 공연한다고 17일 밝혔다.

연극의 주 무대는 1980년대 시골 마을 별방리와 별방우체국이다. 고향인 별방리를 등지고 미국으로 떠난 여성 순희의 삶을 집배원 광식의 시선으로 그려낸다.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으로 향했지만 인종차별과 언어장벽 등으로 고단한 삶을 살아야 했던 1980년대 시골 마을 주민들의 애환을 표현한 연극이라고 허성수 만종리대학로극장 감독은 설명했다.

이 작품은 25년 전 1999년 1월1일 폐국한 별방리의 별방우체국을 소재로 만든 연극이다. 165㎡ 규모의 이 우체국은 영춘면 인구가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문을 닫았다.

만종리대학로극장은 수년간 방치되던 별방우체국을 2019년 ‘예술을 배달하는 우체국’으로 새 단장 해 소공연장이나 연극 연습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허 감독은 “무대와 연습장소로 활용하고 있는 별방우체국의 이야기를 연극으로 만들어보고 싶었다”며 “어려운 현실 속에서 고향을 떠나 아메리칸드림을 꿈꿨던 1980년대 시골 마을 주민들의 이야기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연극 제작에는 별방우체국에서 40여 년간 일했던 만종리 마을 주민의 증언 등이 반영됐다. 허 감독은 “1980년대 시골 마을에서는 어려운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미국으로 향했다가 한국에서보다 고달픈 삶을 살았던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안다”며 “실제로 1980년대 우체국에서 일했던 동네 형님의 이야기를 듣고 연극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모두 6명이 출연하는 이번 연극에는 지역 주민 3명도 배우로 참여한다. 허 감독은 “70대 어르신, 고등학교 교사, 귀촌 시인 등이 2~3년 전부터 꾸준히 만종리대학로극장의 주민배우로 활동해왔다”며 “이번 연극을 선보이기 위해 주민배우들과 극단 배우들이 2개월 동안 호흡을 맞춰왔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무료로 진행된다.

만종리대학로극장은 서울 대학로의 치솟는 임대료를 피해 2015년 4월 허 감독의 고향인 단양군 영춘면 만종리로 귀촌했다. 이들은 농업과 연극을 병행하며 활동 중이다. 귀촌 이후 지금까지 <그해 봄날>, <바보온달>, <별이 빛나는 밤> 등 30여 편의 연극 작품을 700여 차례 지역주민들에게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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