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티센스가 우리나라 의료기기 기업 최초로 미국 장기 추적 웨어러블 심전도측정(ECG)기기 시장 진출을 노린다. 일본에서의 가파른 성장을 바탕으로 세계 최대 미국 시장에 진출, 선두 업체 아이리듬 테크놀로지와 맞붙는다는 포부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에이티센스는 이르면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심전도 데이터분석 소프트웨어(SW) 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기업 중에서 14일 이상 장기 모니터링이 가능한 웨어러블 심전도기기와 분석 SW로 미국 시장에 진출한 첫 사례가 기대된다.
회사가 개발한 '에이티패치'는 부정맥이나 기타 심장질환 진단을 위해 심전도를 측정·분석·모니터링하는 패치형 심전도 검사기기다. 국내 최초로 최장 14일간 충전이나 배터리 교체 없이 사용 가능하다. 2022년 국내 최초로 FDA 허가를 받았으며, 이번에 이 기기에서 생성된 데이터를 분석하는 SW에 대한 허가까지 기대하고 있다.
미국은 세계 최대 웨어러블 심전도 기기 시장으로, 세계 1위 업체인 아이리듬이 전체 시장의 70% 이상 독점하고 있다. 업계에서 유일하게 14일 이상 배터리 교체 없이 사용 가능하며, 방수가 된다는 점이 강점이다.
에이티센스는 역시 14일 이상 장기 모니터링과 방수가 가능하고, 배터리 교체나 충전이 필요 없다는 점을 내세워 아이리듬과 경쟁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아이리듬 대비 크기가 작아 휴대성이 높고, 가격은 최대 절반 수준이어서 승부해볼 만 하다는 판단이다. 특히 패치와 함께 분석 SW까지 공급, 병원에서 바로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현재 회사는 미국 내 의료기기 전문 기업과 유통 협약을 논의 중이며,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에이티센스의 미국 진출은 급증하는 수요 대응과 함께 일본시장에서의 자신감이 작용했다. 회사는 2023년 일본 후생노동성 산하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로부터 에이티패치 허가를 받은 뒤 현재까지 총 150개 현지 병원에 공급했다. 올해는 200곳까지 늘릴 계획이다. 일본 시장 매출도 진출 첫 해 3억원에서 지난해 10억원으로 늘었으며, 올해는 2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아시아 최대 규모이자 보수적인 일본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한 만큼 미국시장까지 도전장을 냈다.
여기에 상장을 통해 미국 진출을 위한 실탄까지 확보할 경우 성장에 날개를 달 것으로 보인다. 에이티센스는 코스닥 상장을 위한 기술성평가를 받고 있는데, 내달 4일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은 연구개발(R&D) 확대는 물론 미국, 유럽, 중동 등 해외시장 진출에 투입할 방침이다.
정종욱 에이티센스 대표는 “세계 1위 아이리듬과 비교해 병원에서 바로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다는 점과 합리적인 가격이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국내 장기 추적 웨어러블 심전도기기 기업 최초로 미국 진출에 성공한 사례를 남기겠다”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