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법 논란 속 SSG와 2년 22억 FA 계약한 김재환
돈보다 ‘타자친화 작은 구장’ 선택하며 반등 노려

김재환(37)이 결국 잠실을 떠나는 데 성공했다. 편법 계약 논란 속에서 ‘탈잠실 효과’를 기대하며 SSG 유니폼을 입었다. SSG도 부담을 감수하고 김재환의 반등 가능성에 베팅했다. 김재환이 내년 새 홈구장에서 극적으로 부활할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김재환은 지난 5일 SSG와 2년 총액 22억원 계약 직후 SNS에 “팬들이 보내주신 모든 말씀과 질책을 절대로 가볍게 여기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몇 년간 다시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누구보다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를 바꾸기 어려운 한계에 다다랐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 끝에서 새로운 환경에서 다시 도전해 보자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적었다. 30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기량은 자연히 떨어졌고, 특히 잠실에서는 더욱 답을 찾기 어려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두산이 제시한 계약 조건이 훨씬 좋았음에도 김재환은 두산을 나왔고, 예상을 깨지 않고 ‘작은 구장’ SSG로 갔다. 그만큼 ‘탈잠실’ 의지가 컸다.
잠실은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를 통틀어도 큰 구장이다. 홈런을 때리기가 쉽지 않다. 잠실을 홈으로 쓰면서 홈런왕에 오른 사례는 1995년 김상호(OB·25개), 1998년 타이론 우즈(두산·42개) 외에 2018년 김재환(44개)밖에 없다. 반면 SSG가 홈으로 쓰는 랜더스필드는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와 더불어 홈런이 가장 잘 나오는 구장으로 손꼽힌다.
김재환 역시 커리어 내내 잠실과 인천 원정 성적 차이가 컸다. 2008년 데뷔 이후 김재환은 올해까지 통산 276홈런을 쳤다. 잠실에서 통산 815경기 116홈런으로 경기당 0.137개를 기록했다. 인천에서는 81경기 24홈런이다. 경기당 홈런 0.296개로 잠실 기록과 비교하면 2배가 훌쩍 넘는다. 김재환도, SSG도 기대를 걸고 있는 근거다.
김재환이 얼마만큼 인천 구장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2023시즌 김재환은 10홈런에 그쳤다. 지난해 29홈런으로 반등하는 듯했지만 올 시즌 타율 0.241에 13홈런으로 다시 주저앉았다. 제대로 공을 때리지 못하면 인천이 아니라 그보다 더 작은 구장에서도 담장은 넘길 수 없다.
여론의 반대를 부릅쓰고 김재환을 영입한 SSG는 충분히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김재환과 계약을 발표하면서 “올 시즌 트래킹 데이터 기준 강한타구 비율 39.3%, 배럴(이상적 타구) 비율 10.5%로 구단 내 2위 수준을 기록했다”고 덧붙여 타구 질은 아직 나쁘지 않음을 강조했다.
SSG는 랜더스필드를 쓰면서도 올 시즌 좀처럼 장타가 나오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팀 홈런 127개로 5위에 그쳤다. 시즌 초 햄스트링 부상으로 95경기 밖에 나오지 못한 최정이 23홈런으로 팀 내 최다를 기록했다.
SSG는 김재환에 대해 20홈런 이상을 기대한다고 ‘조심스럽게’ 밝히고 있다. 정말 잠실이 최근 부진의 원인이었다면 김재환의 눈높이는 SSG보다 훨씬 높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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