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직전 ‘도널드 트럼프가 아이오와주에서 뒤지고 있다’고 잘못 분석한 여론조사 전문가가 업계를 떠난다고 밝혔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당시 여론조사 책임자인 J. 앤 셀저(68)는 지역신문인 디모인 레지스터에 기고문을 보내 “이번 대선을 마지막으로 다른 분야에서 일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셀저는 “대선 결과가 내 마지막 여론조사와 부합했다면 좋았겠지만 결과는 반대였다”면서도 “많은 언론사와 함께 일한 것이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만 그는 이번 대선까지만 일하겠다는 결정은 1년 전에 이미 내렸다고 덧붙였다.
선거 사흘 전인 지난 2일 셀저는 아이오와에서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47%의 지지율로 트럼프 당선인(44%)에 오차범위 안에서 역전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일반적인 예상과 달라 충격을 낳았다. 아이오와는 경합주도 아닌데다 앞선 두차례 대선에서 모두 트럼프 당선인의 손을 들어준 지역이기 때문이다. 또한 다른 기관의 여론조사에서는 모두 트럼프 당선인이 앞섰다.
그러나 셀저가 ‘여론조사의 여왕’으로 불리며 30년 이상 쌓아온 신뢰 때문에 이를 믿는 여론도 적지 않았다. 셀저는 2008년 아이오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버락 오바마 당시 상원의원의 승리를 맞혔고, 2020년 대선 당시 트럼프 후보가 조 바이든 후보를 쉽게 누를 것이라고도 예측했다. 이는 당시로서도 거의 예상치 못했던 결과였다.
하지만 이번에 아이오와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13%포인트 이상의 차이로 해리스 부통령을 앞질렀다. 셀저는 “여론조사는 ‘추정’의 과학”이라며 “과학은 가끔 과학자들을 부끄럽게 만들기도 한다”고 자평했다.
올해 미 대선을 앞두고 대부분의 여론조사는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의 접전을 예상했다. 결과는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인단 312명을 확보하며 226명에 그친 해리스 부통령을 크게 앞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