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주주서한… "위기는 준비된 자에게 기회로"
"자국중심주의 회귀·시장 재편 리스크 커져"

송호성 기아 사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 출범 등 경영환경이 악화된 가운데서도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고 자신했다. 관세부과 등 다양한 글로벌 변수가 산재한 상황이지만, 유연한 생산망과 사업체제 개편 역량으로 시장 내 지위를 공고히 하겠다는 목표다.
송 사장은 4일 기아 홈페이지에 올린 주주 서한을 통해 "지난 반세기 동안 지속됐던 세계화 추세가 지역주의, 자국 중심주의로 회귀하며 국제간 교역 질서는 새로운 재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글로벌 비즈니스를 수행하고 있는 기아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에 걸쳐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송 사장의 '리스크 요인'에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인한 관세 압박, 유럽 배출가스 규제 등이 꼽힌다. 글로벌 경제성장률 둔화와 고금리에 따른 거시경제적 리스크, 선진 및 신흥시장에서의 업체 간 경쟁 심화, 소비자들의 EV 구매 지연,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의 글로벌 확장 등도 작년 도전 과제였다고 짚었다.
하지만 송 사장은 "위기는 준비된 자에게 기회로 작용한다"면서 "과거 코로나 시기 공급망 교란으로 자동차 산업 전체가 판매 차질을 겪을 때도 기아는 다변화된 차량 믹스, 유연한 글로벌 생산망, 신속한 공급망 대체로 위기를 글로벌 시장지배력 확대의 계기로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강화된 제품 경쟁력과 하이브리드 및 대중화 EV 출시 등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을 통해 기아의 도매 판매량은 309만대를 기록했다"며 "다각화된 파워트레인, 제품 부가가치의 상승, SUV 및 친환경차 등 고부가가치 차량의 판매 비중 증가로 인한 질적 성장을 통해 2024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7.7% 증가한 107조400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초로 매출액 100조원을 돌파했다"고 덧붙였다.
송 사장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주요 변수에도 불구하고 최대 실적을 기록한 업적을 이어나가겠다고 자신했다. 특히 올해 미국 시장에서 트럼프 리스크에 따른 수익성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이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위기는 준비된 자에게 기회로 작용한다"며 "과거 코로나 시기 공급망 교란으로 자동차 산업 전체가 판매 차질을 겪을 때도 기아는 다변화된 차량 믹스, 글로벌 유연생산망, 신속한 공급망 대체로 위기를 글로벌 시장지배력 확대의 계기로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다가올 지정학적 변동과 규제 장벽 역시 친환경차 모델 경쟁력과 민첩하고 유연한 사업·생산 체제 개편 역량을 확보하고 있는 기아에게는 시장 내 상대적인 지위를 확대할 수 있는 기회 요인으로 작동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고객가치를 창출하고 그 가치를 보전하는 데 있어 첫걸음이자 마지막은 품질"이라며 "안전과 품질에 대해서 타협하지 않는 완벽함을 추구하고, 고객여정의 끝까지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