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은 원래 일본 국수지만 우리나라 중국 음식점에서도 먹을 수 있다. 물론 짜장면이나 짬뽕처럼 흔치는 않다. 예전과 달리 요즘은 드물게 보인다.
중국 음식점의 우동, 당연히 우리가 아는 그런 우동, 다시 말해 일본에서 유래한 우동과는 다르다. 이름이야 어쨌든 중국식 국수다.
그렇다면 중국에도 우동이 있을까? 의외지만 우동이라는 이름의 국수가 있기는 있다. 한자로는 까마귀 오(烏) 겨울 동(冬)자를 쓰고 중국어 발음으로 우동면(烏冬麵)이라고 읽는다.

이름이 비슷하니 우리나라 중국식 우동의 원조가 아닐까 싶지만 절대 아니다. 중국의 우동면은 어떤 음식일까?
한국의 중국식 우동, 일본에서 유래한 오리지날 우동, 그리고 중국의 우동면, 이름이 서로 같은 세 나라 국수의 어원과 이런 국수가 생겨난 연원 그리고 각국 우동의 역사를 비교해 보면 흥미롭고 관심을 끌 만한 부분이 꽤 있다.
먼저 우리가 흔히 먹는 우동, 다시 말해 일본 우동의 유래다. 일본에서 만들어졌고 발달한 국수가 분명 하지만 일본에서는 그 뿌리를 중국에서 찾는다. 9세기 초 당나라의 수도 장안으로 유학갔던 쿠카이라는 승려가 귀국할 때 가져온 중국 밀가루 음식이 우동의 뿌리라는 것이다.
참고로 쿠카이는 일본 불교인 진언종을 창시한 인물이다. 그리고 쿠카이가 귀국할 때 가져온 음식은 혼돈(餛飩)이라고 한다. 지금 중국에서는 훈툰, 홍콩에서는 완탕이라고 부르는 물만두의 원조가 되는 음식이다.

일본어 『어원유래사전』 등에 따르면 우동이라는 이름은 혼돈에서 비롯된 것으로 본다. 이 단어가 훗날 온돈(饂飩)으로 바뀌면서 지금의 우동(うどん)이 됐다는 것이다. 어쨌든 일본측 주장에 의하면 이렇듯 우동의 뿌리는 중국이다.
중국의 물만두가 어떻게 일본으로 건너가 우동으로 변했을까 싶지만 9세기 초 당나라 때 혼돈은 지금의 물만두와는 완전히 다르다. 우리나라 수제비와 비슷한 밀가루 음식이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훗날 중국에서 밀가루 음식이 고도로 발달하고 분화되는 과정에서 훈툰이 물만두의 이름으로 굳어진 것으로 본다.
일본에서는 쿠카이가 당나라에서 가져온 혼돈이라는 음식이 우동의 원조라고 하지만 이 말도 곧이 곧대로 믿을 것은 아니다.
쿠카이가 전한 것은 밀을 거의 재배하지 않았던 옛 일본에 밀가루 음식을 전했다는 말이고 실질적으로 우동이라는 국수가 등장한 것은 17세기 이후 에도시대부터라고 한다. 일본에서는 옛날 우동을 자를 절(切) 밀 맥(麥)자를 써서 절맥(切麥)이라고 불렀다는 사실에서도 초기 우동의 형태를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면 중국의 우동면은 어떻게 생겨난 음식일까? 여기서 중국 내지는 중국 음식에 익숙한 사람들조차 중국에서 우동면이라는 국수, 먹어 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다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 같은데 실제로도 그렇다. 많은 경우 우동면은 중국의 일식당에 가야 먹을 수 있다. 다시 말해 일본 우동을 발음에 따라 까마귀 겨울 국수(烏冬麵)라는 희한한 이름으로 옮겼을 뿐이다. 일설에는 우동면은 중일전쟁 이후 일본의 대륙 침략 때 중국에 퍼졌다고 한다.
그러면 한국의 중국식 우동은 정체가 무엇일까? 중국식 우동과 일본식 우동은 얼핏 봐도 확연하게 다르다. 비유하면 중국식 우동은 이른바 백짬뽕에 가깝다. 그런데 왜 우동이라고 했을까?
혹자는 원래 중국 이름이 있었지만 한국인에게는 낯설면서 발음도 어렵고 또 일제강점기 무렵에는 일본식 우동이 크게 유행했기에 중국 음식점에서 그 인기에 편승하고자 우동이라고 부른 것이 중국식 우동으로 정착한 것이라고 한다. 그럴듯 하지만 어쨌거나 확실한 근거는 없다.
음식 이름은 그렇다고 치고 어쨌거나 중국에는 중국식 우동의 원형이 되는 비슷한 국수가 있을 것이다. 과연 어떤 국수일까?
일반적으로는 따루면(打滷麵)을 그 뿌리로 보는 것 같다. 물론 중국에는 지역별로 워낙 다양한 종류의 따르면이 퍼져 있어 딱히 이 국수가 원형이다라고 말하기는 힘든 부분은 있다.

다양한 따루면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복건성 장주(漳州) 따루면이라는데 해물 백짬뽕과 비슷하다. 일본 나가사키 짬뽕이 복건성 국수에서 유래했다고 하고 우리나라에서는 듣도보도 못한 복건성 초마면(炒碼麵)이 뿌리라고 하지만 혹시 장주 따루면과도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닌가 궁금해진다.
어쨌든 따루면은 원래 북방에서 발달한 국수였고 따루(打滷)라는 단어는 조리 용어로 녹말 등을 풀어 걸쭉하게 만든다는 뜻이라고 한다. 청나라 말 중화민국 초기 북경과 산동 등 북방에서 유행했던 걸쭉한 국물의 국수인 따루면이 화교를 통해 한반도에 건너와서 한편으로는 중국식 우동, 또 다른 한편으로는 울면으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그럴듯 한 추론이지만 역시 증명하기는 어렵다.
한국의 중국식 우동과 그 뿌리, 일본의 우동과 기원 그리고 중국 우동면의 유래를 짚어보았는데 음식문화의 교류 과정이 꽤나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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