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여야 대치속 셧다운 3주차…시민 불편·경제 악영향 '체감'

2025-10-13

공무원 월급 못 받으면서 지역 경제도 타격 받을 위기에

박물관 문닫고 대민 서비스 끊겨…항공편 운항 지연도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미국 연방정부가 예산 확보에 실패해 부득이하게 기능 일부를 중단하는 '셧다운'이 3주차에 접어들면서 미국인들이 불편과 고통을 직접 체감하기 시작한 것은 물론 실물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미 미 전역에서 항공기 이착륙 지연이 심화되고 있는가 하면 민원 지원 업무가 중단됐고 박물관도 문을 닫고 있지만 정치권은 이번 사태를 끝낼 정치적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3일(현지시간) 지난 1일부터 시작된 연방 정부 셧다운 사태가 3주차에 접어들면서 많은 공무원들의 첫 월급이 끊기고 미 전역의 지역 경제가 타격을 입을 위기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2019년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34일간 지속됐던 셧다운 사태로 미국의 경제생산이 110억 달러(15조6839억 원) 감소했다며 군인을 포함한 공무원들의 월급이 끊기면서 식료품과 기본 생필품 구매 등 일상 지출을 줄이는 순간 경제 전체가 타격을 입게 된다고 경고했다.

이미 미 전역의 푸드뱅크들은 수요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식자재 비축에 돌입하는가 하면, 사회복지단체들은 위기 가구들에게 대출기관 등과 대출금 미납·연체 가능성에 대해 미리 상의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이 밖에 영세 사업자들은 고객 수 감소를 예의주시하고 있고, 특히 연방 공무원들은 가계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야 하는 상황을 준비 중이라고 WP는 전했다. 콜로라도의 한 군인가족 지원단체는 최근 며칠 동안 현역 및 퇴역 군인들이 급여를 제때 받지 못할 것을 우려해 문의하는 사례가 급증했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이미 올 들어 급격히 상승한 물가 탓에 더욱 빠듯해진 가계 경제가 셧다운 사태로 더 취약해 질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 속에 연방정부의 주요 대민 서비스마저 속속 중단되고 있다. 사회보장국(SSA)는 저소득층용 식료품 구매권인 푸드스탬프와 공공주택·노년연금 등 주요 복지 혜택을 받기 위해 필수인 지원 자격 확인 증명서 발급 업무를 잠정 중단한 상태다. 미국 내 주요 공항의 관제 시스템도 곳곳에서 균열 조짐이 보이고 있는데 관제사들이 고질적인 일손 부족에 임금까지 못 받게 될 경우 항공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을 수 있다고 WP는 지적했다. 덴버, 내슈빌, 워싱턴 레이건 국립공항을 포함한 전국 공항에서 인력 부족으로 지난주에만 수천 건의 항공편 운항 지연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세계 최대의 박물관 재단인 스미소니언 재단 역시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인해 전날(12일)부터 산하 박물관 21곳과 국립동물원 운영을 일시 중단했다. 셧다운 사태가 계속되면서 시민 안전과 불편은 물론 실물 경제에 미칠 악영향도 점차 수면위로 드러나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은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어 사태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dczoom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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