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임종현 기자] 롯데카드 최고재무책임자(CFO)의 가장 큰 고민은 '자금조달'이다.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카드업계 전반의 조달 환경이 악화되는 가운데 롯데카드는 그 부담이 더욱 크다. 상대적으로 낮은 신용등급(AA-)은 조달비용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며 재무적 압박을 가중시키고 있다.
올해 초 CFO로 임명된 김성식 경영관리본부장(상무)는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효율적인 조달 전략과 비용 절감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이를 통해 롯데카드의 재무 안정성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성식 상무는 1971년생으로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롯데그룹에 입사했다. 롯데호텔 정책본부 운용실에서 근무하다 2000년대 초반 롯데카드로 이동해 약 10년간 근무하며 실무 경험을 쌓았다. 이후 지주사로 복귀했다가 2018년 다시 롯데카드로 복귀해 마케팅실장, 전략기획실장 등 주요 직책을 두려 거쳤다. 지난해 10월부터는 경영관리본부장을 맡아 재무를 총괄하고 있다.
롯데카드는 다른 전업 카드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신용등급이 약점으로 꼽힌다. 카드사는 은행과 달리 수신 기능이 없어 주로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를 발행해 사업 자금을 조달한다. 즉 높은 금리로 돈을 빌려왔다면 이익이 크게 났어도 남는게 없는 셈이다.
국내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카드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AA+, 하나·우리카드는 AA로 평가했다. 롯데카드는 AA-다.
이 같은 낮은 신용등급은 롯데카드가 다른 카드사와 달리 은행계나 기업계에 속하지 않는 점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2019년 한국신용평가는 롯데카드는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하향검토)'에서 'AA-(안정적)'로 한 단계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당시 조정 배경으로는 인수 주체가 사모펀드운용사(PEF)로 결정되면서 유사 시 모기업의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를 꼽았다.
롯데카드는 여전채(회사채) 발행 및 일반 차입 등의 방법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올 3분기 누계 자금 조달 평균잔액은 18조2823억원으로, 조달 이자율은 3.92%이다. 올 3분기 기준 타 카드사의 조달 이자율은 ▲신한(2.42%) ▲삼성(2.91%) ▲KB국민(2.65%) ▲현대(2.82%) ▲우리(2.57%) ▲하나(2.95%) 등이다.
롯데카드는 조달금리를 낮추기 위해 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 은행차입 등을 통해 안정적인 유동성 확보할 방침이다. 또 조달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하고 만기 기간(듀레이션) 확대를 통해 금융시장 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는 튼튼한 차입구조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롯데카드는 지난 12일 3억달러(약 4200억원) 규모의 해외 ABS를 발행했다. 롯데카드는 통화 및 금리 스와프(Swap)를 통해 환율과 금리 변동에 따른 리스크 요인을 제거했으며, 국내 회사채 발행 대비 경쟁력 있는 금리 수준으로 발행했다고 설명했다.
또 롯데카드는 신종자본증권(조건부자본증권) 발행을 이어가고 있는데 2회 연속 발행금리를 낮추는데 성공하면서 조달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롯데카드는 올해 신종자본증권 4000억원을 발행, 올 3월 금리 6.2%에서 7월 5.68%로 낮췄다. 신종자본증권은 일반 회사채보다 금리가 높지만 통상 만기가 30년 안팎이기 때문에 회계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처리된다. 롯데카드는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자본 적정성과 손실흡수능력을 높이고 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최근 발행한 해외 ABS는 영업자금 확보 목적으로 조달한 건이며, 내년에도 ABS 발행 추진하는 등 조달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