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결산-금융⑤]내수부진에 한은 '결단'…통화긴축 3년2개월만에 종료

2024-12-20

[국내 주요 금융지주는 올해 연간으로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의 올 3분기 누적 순익은 14조530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1%(2조2980억원) 증가했다. 매해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 손실 사태부터 수백억원의 배임‧횡령 등 내부통제 미비에 따른 대형금융사고로 얼룩진 한 해이기도 했다. 한편 올해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던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세대교체'도 이뤄졌다. 2024년 갑진년(甲辰年)을 마무리하며 한 해 금융권에서 일어난 주요 이슈를 되돌아본다. <대형 금융사고로 얼룩…'내부통제 미비'> <'인적 쇄신' 국민‧하나‧우리은행장 교체> <한은의 통화정책 전환…물가흐름 둔화> <성장 정체 속 금융사고로 멍든 지방은행권> <인뱅, 포용금융 압박 속 흑자경영 본격화> 등 총 5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국은행이 지난 10월 11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하며 38개월 만에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단행했다. 한은은 이날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연 3.50% 수준이던 기준금리를 0.25%p 낮춘 3.25%로 결정했다. 코로나19로 촉발된 제로금리를 끝내고 2021년 8월 0.25%p 인상과 함께 시작된 통화긴축 기조를 3년2개월 만에 끝낸 것이다.

한은은 회의 의결문에서 금리인하 배경에 대해 “물가 상승률이 뚜렷한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정부의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되기 시작했고, 외환시장 리스크도 다소 완화됐다”며 “통화정책의 긴축 정도를 소폭 축소하고 그 영향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2020년 3월 코로나19 충격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0.50%p 낮추고, 같은 해 5월 추가로 0.25%p 인하했다. 이후 9회 동결을 거쳐 기준금리는 1년 반 이상 0.50% 수준을 유지했다.

기준금리는 인플레이션과 가계부채 우려에 2021년 8월 0.25%p 상향된 이후 2023년 1월까지 0.25%p씩 여덟 차례, 0.50%p 두 차례를 모두 포함해 3.50%로 올라섰다. 올해 2월 동결로 접어든 이후 연속 13회 동결을 유지했으나, 내수부진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자 한은은 38개월간 유지한 긴축시대에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한은이 금리인하를 단행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인 2%에 수렴하며 둔화세를 보인 점도 한몫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월(2.9%) 3%를 하회한 이후 5월 2.7% 6월 2.4%, 7월 2.6%, 8월 2.0%로 5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다. 9월에는 1.6%로 떨어진 이후 10월 1.3%, 11월 1.5%로 3개월 연속 1%대 머물고 있다.

한은은 지난 18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1~11월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기대비 2.4%로 지난해(3.6%)에 비해 큰 폭으로 둔화된 가운데 앞으로 물가의 안정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진단했다. 향후 경로와 관련해서도 "내년 상반기 중 1%대 후반 수준으로 높아지고 하반기부터 목표 수준(2.0%)에서 안정된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내수가 완만하게 개선되는 가운데 환율상승, 공공요금 인상압력 등이 상방요인으로, 유가하락 등은 하방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물가 전망경로 상에는 환율 및 유가 추가, 내수 회복속도, 공공요금 조정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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