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올해 6월 말 기준 국내 금융사가 해외에 투자한 부동산 중 부실 우려가 있는 사업장 규모가 약 2조 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금융권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잔액은 56조 3000억으로 전 분기 대비 7000억원 감소했다.
업권별로 살펴보면 보험사들의 투자 잔액이 31조 2000억원으로 전체의 55.3%를 점유해 가장 많았다. 이어 은행 11조 7000억원(20.7%), 증권 7조 8000억원(13.8%), 상호금융 3조 6000억원(6.4%), 여전 2조 1000억원(3.6%), 저축은행 1000억원(0.2%)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북미 지역 투자가 35조 2000억원으로 전체의 62.5%를 점유해 가장 많았다. 이어 유럽 10조 5000억원(18.6%), 아시아 3조 9000억원(7.0%), 기타 및 복수지역 6조 7000억원(11.9%) 순이었다.
만기별로는 내년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규모가 4조 6000억원(8.2%)으로 집계됐다. 오는 2026년까지는 18조 2000억원(32.3%), 2028년까지는 14조 8000억원(26.2%), 2030년까지는 5조 8000억원(10.3%) 등이었다.
다만 부실 우려에 놓인 해외부동산 투자가 늘어난 점은 다소 우려스러운 요인이다. 금융사가 투자한 단일 사업장(부동산)은 약 34조 7000억원인데 이 중 약 7.5%에 달하는 2조 6100억원에서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3월 말 대비 약 1100억원 증가한 수치다. 주로 복합시설 1조 5600억원, 오피스 7800억원 등 투자에서 EOD가 발생했다.
기한이익상실은 이자·원금 미지급이나 담보 가치 부족 등으로 대출금을 만기 전에 회수하는 조치를 뜻한다. 다만 EOD가 발생했더라도, △투자자 간 대출 조건 조정 △만기 연장 등으로 해결할 수 있다. 또 자산 매각 시 배분 순위에 따라 투자금 일부나 전액을 회수할 수도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 금융회사 투자 비중이 높은 오피스 시장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 개선이 지연되는 등 투자자산 부실화 및 손실 확대 가능성 상존한다"며 "EOD 등 특이동향 사업장은 밀착 모니터링하고 금융회사의 적정 손실 인식 및 충분한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유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