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도 '깡통 대출' 5000억 넘었다…중·저신용자 관리 '숙제'

2024-12-19

올해 들어서만 13% 넘게 늘어

고금리 충격으로 건전성 악화

취약 차주 많은 특성에 부담↑

정국 불안 리스크까지 겹악재

인터넷전문은행이 고객들에게 빌려준 돈에서 더 이상 이자를 거둘 수 없게 된 소위 깡통대출이 5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가뜩이나 고금리 충격으로 빚을 제때 갚지 못하는 고객들이 많아지는 가운데, 정부의 주문에 맞춰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해야 했던 인터넷은행의 특수성까지 맞물리면서 리스크가 가중되는 모습이다.

탄핵 정국 장기화 등 정국 불안이 지속되면서 인터넷은행의 건전성 관리가 시급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카카오·케이·토스 등 인터넷은행 3사의 무수익여신 잔액은 총 51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2% 늘었다.

무수익여신은 3개월 이상 연체된 여신과 채권재조정, 법정관리·화의 등으로 이자 수익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대출을 말하며 고정이하여신보다 악성으로 취급된다.

은행별로 보면 케이뱅크가 2072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29.2% 증가하며 최대를 기록했다. 카카오뱅크 역시 1874억원으로 해당 금액이 25.4% 늘었다. 조사 대상 은행들 중에서는 토스뱅크의 무수익여신만 1154억원으로 18.2% 줄었다.

이처럼 부실 대출이 쌓이는 배경에는 생각보다 길게 이어진 고금리 여파가 자리하고 있다. 높은 금리로 인해 이자 부담이 가중되면서 대출을 끌어 쓴 차주의 금융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은 2022년 4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일곱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중 7월과 10월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올리는 빅스텝이었다. 이에 따른 한은 기준금리는 연 3.50%로, 2008년 11월의 4.00% 이후 최고치를 1년 반 넘게 유지해 왔다.

여기에 더해 그동안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해야 했던 인터넷은행들로서는 어려움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일반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신용이 떨어지는 차주가 많다 보니 여신 건전성 관리가 더 힘들 수 있다는 얘기다.

금융당국은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금융소외계층에 낮은 금리로 대출을 내주라는 조건을 달아 인터넷은행 설립 인가를 내줬다. 이 때문에 총대출에서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치인 30%를 달성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일 불거진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 장기화로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현실은 추가적인 위험 요소다. 자영업자들이 대목인 연말연시 단체 예약 취소 등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어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초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가 시행되면서 가계대출이 증가했다”며 “인터넷은행의 경우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포용금융 역할로 건전성 관리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정국 불안과 경기 침체 등 리스크가 산재한 만큼 잠재적 부실 가능성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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