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과 파에톤

2025-07-13

박상섭 편집위원

최근에 주말 이틀 동안 휴대폰을 잃어버리는 일이 있었다.

평상시에는 휴대폰을 통해 영화나 바둑 경기를 보곤 했다.

휴대폰에 중독된 걸까. 휴대폰이 없으니 너무나 무료했다.

TV는 평소에 잘 보지 않았으니 눈이 가지 않았다.

책이나 한 권 읽어 볼까 했는데, 방 한쪽에 있는 책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스 로마 신화’였다. 잘 됐다 싶었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읽기도 쉽거니와 재미가 있는 책이다. 영웅담 등 흥미진진한 내용이 많다.

▲책을 읽다가 눈에 들어온 인물이 있다.

바로 태양의 신, 아폴론의 아들 ‘파에톤’이다.

그는 스스로 신의 아들임을 자각하고 있었으나 어느 날 친구가 “네가 무슨 신의 아들이냐”며 비아냥거렸다.

이에 파에톤은 어머니에게 달려가 “내가 신의 아들이 맞느냐”며 따졌다.

어머니는 아폴론 궁전을 찾아가 아버지를 만날 것을 주문했다.

파에톤은 결국 아폴론을 만난 후 아들임을 확인받았다. 또 아폴론이 원하는 것을 말하라고 하자 제 딴에 들은 것은 있어서 ‘태양의 이륜차’를 하루만 타겠다고 했다.

그러나 아폴론은 태양의 이륜차는 신들의 신인 제우스도 다루기가 어렵다며 다른 소원을 말할 것을 종용했다. 이륜차를 타면 파멸을 초래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고집이 센 파에톤은 끝까지 우겨 태양의 이륜차를 타게 됐다.

아폴론은 하늘에는 사자, 황소, 전갈 등 다양한 괴물(별자리)들이 있어 조심,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신이 아닌 사람이 탄 탓일까. 평소에 비해 가볍다고 생각한 말들이 폭주를 시작했고, 평소의 궤도를 벗어났다.

결국 불을 뿜으며 달린 말들 때문에 온 세상이 불바다가 됐다. 나일강은 사막 속에 몸을 숨겼고, 바다는 오그라들었다. 제우스가 번개를 오른손에 들고서 이륜차를 몰던 파에톤을 향해 던졌다. 파에톤은 결국 마차에서 떨어져 숨을 거뒀다.

물의 요정은 파에톤의 분묘를 세우고 다음과 같은 비문도 새겼다.

‘아폴론의 이륜차를 몰던 파에톤/ 제우스의 번갯불에 맞아 여기 잠들다/ 그는 아버지의 화차를 뜻대로 부리지는 못했지만/ 그의 기강은 장대하였노라.’

▲제 주제도 모르고 태양의 이륜차를 탔다가 죽은 파에톤. 신의 아들인 검사에서부터 대통령 자리에까지 오른 윤석열. 윤 전 대통령은 그러나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가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로 구속된 채 재판을 받고 있다. 파에톤이 태양의 이륜차를 몬 격이다. 신은 죽지 않지만 신의 아들은 죽기도 하고 파멸에 이르기도 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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