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크업’(Bulk-Up)은 흔히 덩치를 키운다는 의미로 널리 쓰이는데, 원래 보디빌딩에서 많이 먹으면서 동시에 혹독하게 운동해서 체격 전반을 키운다는 의미로 쓰이던 용어다.
운동이라고 하면 대개 체중감량을 연상하지만 마른 몸, 작아 보이는 체격을 운동으로 키우려는 사람도 많다. 그런 이들에게 해당되는 방식이다.
전통적으로 보디빌딩에서는 체중과 근육을 집중적으로 기르는 벌크업 시즌, 체중과 체지방을 확 줄이는 커팅 시즌을 번갈아 가져가면서 몸을 완성했다. 영양이 충분하고 체지방도 적절할 때 근육도 잘 자라고, 다이어트를 하면 근육도 못 자라는 만큼 둘을 어설프게 병행하느니 하나라도 확실히 하려는 목적이다. 대개 평상시에 벌크업을 하고 대회 전 두세 달간은 체지방 감량을 하기 때문에 비시즌과 시즌기라고도 한다. 길게 보면 2보 전진과 1보 후퇴를 반복하며 근육을 기르는 셈이다.
보디빌더라 하면 머리에 떠오르는, 근육에 핏줄까지 선명하게 드러난 모습은 1년 중 몇달 안 되는 ‘시즌기’ 모습이다. 그보다 훨씬 긴 비시즌기에는 ‘같은 사람 맞나?’ 싶을 만큼 얼굴에 살이 붙고 선명했던 체형도 두루뭉술해진다. 특히 과거에는 시즌기와 비시즌기의 외모 차이가 굉장히 컸다.
비시즌기에는 몸에 좋지 않은 음식까지 말 그대로 ‘쑤셔 넣어’ 체중을 수십㎏ 이상 늘렸고, 대사증후군이나 인슐린 저항성 등으로 몸을 망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그래도 그렇게 먹어야 근육이 빨리 큰다고 믿었다. 그런 벌크업을 ‘더티 벌크’라고도 하는데, 내장지방이 낀 불룩한 뱃살로 구분이 된다.
많이 찌운 만큼 그 뒤 시즌기의 감량은 더 혹독했다. 시즌기와 비시즌기의 드라마틱한 변신이 가능했던 데는 보디빌딩계의 흑역사인 불법 약물의 영향도 있었다. 당연히 일반인은 따라 할 수도 없고, 따라 해서도 안 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너무 말라 몸을 키우려는 일반인들도 더티 벌크를 따라갔다. 닥치는 대로 먹고, 뱃살도 두둑하게 붙어야 남는 만큼 근육도 자란다고 지도했다.
다행히 최근에는 벌크업의 방식이 달라졌다. 무절제한 식단, 과도한 열량 섭취가 큰 이득도 없고, 인슐린 저항성이나 대사증후군 등으로 장기적인 근성장 잠재력을 떨어뜨린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비시즌기에도 얼굴은 좀 살집이 붙을지언정 심하게 배가 나오거나 체형이 완전히 망가지는 선수들은 드물다. 체격을 키우려는 일반인에게도 ‘많이 먹되 배만은 나와선 안 된다’고 지도한다. 이렇게 몸을 기르는 방식을 ‘클린 벌크’라고도 한다.
충분히 먹으면서도 배가 나오지 않도록 하는 핵심은 탄수화물이다. 질 좋은 탄수화물로 혈당의 요동을 줄여야 한다. 일단 소화흡수가 느리고, 설탕·과당 같은 당류가 적게 든 탄수화물 식품을 택한다. 여기에 채소나 달걀, 육류 같은 단백질 식품, 양질의 지방처럼 소화를 늦춰줄 수 있는 음식과 함께 먹는다. 쌀밥이나 면은 푸짐한 나물과 살코기를 찬으로 먹고, 빵이라면 거친 빵에 샐러드, 올리브유나 땅콩버터, 달걀을 끼워 먹는다. 첨가당 없는 요거트, 견과류도 흡수 속도를 늦추는 식품이다.
식단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운동이다. 푸짐한 식사 전후로는 고강도 운동이 필수다. 운동은 먹는 것이 내장지방으로 가지 않게 자극하는 채찍이다. 운동 도중이나 직후에는 인슐린 민감성이 높아져 같은 식사를 해도 혈당 변화가 완만하고 내장지방도 덜 쌓인다.
한편 운동을 하지 않는 때에는 무리해서 식사량을 늘리지 말고 평소 먹던 양을 지켜준다. 이렇게 하면 이전의 더티 벌크보다 속도는 느릴지언정 훨씬 건강하게 몸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수피|운동 칼럼니스트 <헬스의 정석> 시리즈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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