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 치료 100회 견디고 6년 생존 '기적'

2025-04-03

유타 거주 80대 한인 홍덕희

폐암으로 6개월 시한부 진단

홍씨 "지금 이 순간이 기적"

폐암으로 6개월 시한부 진단을 받은 80대 한인 여성이 6년 넘게 생존하며 무려 100차례의 항암 치료를 견뎌낸 사실이 알려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지역 매체 ABC4는 화제의 주인공 홍덕희(84)씨의 사연을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홍씨는 지난 2019년 6월 갑작스러운 발작으로 병원 응급실에 실려간 뒤 소세포 폐암 진단을 받았다. 소세포 폐암은 매우 빠르게 전신으로 전이되는 악명 높은 암으로 대부분 수술이 불가능하다. 당시 의료진은 홍씨에게 “암이 이미 뇌까지 전이된 상태”라며 “6개월에서 9개월 정도밖에 시간이 남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홍씨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매 3~4주마다 유타주의 암 전문 병원인 유타 캔서 스페셜리스트(Utah Cancer Specialists)를 찾아 꾸준히 항암 치료를 받아왔다. 홍씨는 지난달 28일 100번째 치료를 무사히 마치며 가족들과 함께 축하의 순간을 맞았다. 그는 딸들과 사위, 손주들이 모인 가운데 평소처럼 밝은 미소로 치료를 마쳤다.

홍씨 주치의인 스테판 켄달 박사는 “이렇게 많은 횟수의 항암 치료를 받은 환자는 처음”이라며 “홍씨의 생존은 의료적으로도 설명하기 어려운 놀라운 사례”라고 소개했다.

최근 검사 결과에서 홍씨 폐에는 암세포가 더는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뇌에서 암세포가 극히 미세하게 다시 발견됐고, 소세포 폐암은 재발 우려가 크기 때문에 정기 검진은 계속될 예정이다. 홍 씨는 “지금 이 순간이 기적”이라며 “이 이야기가 비슷한 처지의 환자들에게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홍씨는 지난 1965년 남편을 따라 한국 서울에서 유타주로 이민 왔다. 영어는 전혀 하지 못했고, 임신한 몸으로 타국에서 새 삶을 시작해야 했다.

그는 “60년이 지난 지금도 그 날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며 “5월 16일에 도착했고, 겨우 ABC만 배운 상태였다”고 밝혔다. 이후 홀로 세 딸과 아들 한 명을 키우며 살아온 그는 “정말 힘들었지만 그래도 어떻게 버텨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홍씨의 딸 미지 모언(Mitzi Maughan)은 “어머니는 우리 가족의 영웅”이라며 “그 강인한 정신과 긍정적인 태도가 오늘의 기적을 만들어냈다”고 기뻐했다.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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