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10월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대응 실패에 대한 조사 결과를 놓고 국방장관과 군 최고 사령관의 충돌이 격화하고 있다.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이 10월7일 당시 복무했던 고위 지휘관 12명을 해임하거나 징계하기로 결정한 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이를 수용하지 않고 군 지휘부 인사 조치를 한달 동안 보류하면서 국방부 감사관에게 재조사를 요구하고 나선 데 따른 것이다.
자미르 참모총장은 이에 반발하며 24일(현지시간) 카츠 장관의 조치가 “당혹스럽고 실질적이지 않다”며 “이스라엘군의 역량과 준비태세를 해친다”고 밝혔다. 이어 “이스라엘군은 자체 실패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책임지는 유일한 기관”이라며 “만약 상황을 완전히 파악하기 위해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면, 외부에 있는 객관적이고 독립적 위원회 형태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카츠 장관은 군 인사에 대한 국방부 장관의 권한을 강조하며 “국방부 감사관이 30일 이내에 (재조사에 대한) 결론을 제출할 것이고, 그 후에 내 권한과 역할에 따라 인사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이스라엘 매체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갈등 해결을 위해 카츠 장관과 자미르 참모총장을 불러 비공개 회담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날 자미르 참모총장은 2023년 10월7일 하마스 기습 공격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대응이 ‘실패’였다고 규정하며 “신중한 고려 끝에 10월7일 복무했던 특정 직책 지휘관들에 대해 개인적인 결론을 내렸다”고 징계 소식을 발표했다.
자미르 참모총장은 “군은 끔찍했던 그날에 일어난 모든 일에 대해 독립적 조사팀을 구성해 전문적이고 심층적으로 조사했다”며 “군은 10월7일 이스라엘 국민을 보호하는 주요 임무에서 실패했다는 것이 결론”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10월7일 공격 이후 이스라엘 군인을 대상으로 취해진 가장 광범위하고 심각한 징계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다만 자미르 참모총장이 해임한 장교들 중 상당수가 이미 사임하거나 해고된 만큼 이번 조치는 상징적 의미가 더 크다.
지난해 4월 물러난 아하론 할리바 전 군사정보국장(소장), 작년 7월 임기를 마친 오데드 바시우크 작전사령관(소장), 올해 3월 교체된 야론 핀켈만 남부사령관(소장) 등 장성급은 이번 징계로 예비군 임무에서 제외된다. 두 명의 하급 정보 장교도 군에서 해고됐다.
이스라엘 내에서는 하마스의 기습에 대비하지 못해 피해가 커진 것과 관련한 국가적 차원의 진상조사위원회가 꾸려져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됐지만, 네타냐후 내각은 이에 반대해왔다.
국가조사위가 구성될 경우 결국에는 가자지구 전쟁 발발과 관련한 책임론이 네타냐후 총리에게로 향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카츠 장관의 조치가 10월7일 공격 대응 실패에 대한 책임을 전적으로 이스라엘군과 다른 안보기관으로 돌리고, 네타냐후 총리를 비판하지 않으려는 이스라엘 정부의 움직임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 정부가 2014년부터 카타르의 현금이 가자지구로 반입될 수 있도록 허용해 하마스의 군사력 증강을 돕게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 하마스의 공격이 일어나기 수개월 전 대법원 권한을 축소하는 사법개혁을 추진해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내분이 심화하면서 이스라엘의 적들에 맞설 전투준비 태세가 약화됐다는 이스라엘군의 경고를 수차례 무시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방부 감사관실, KIDA 내 갑질사건 ‘부실 감사’ 논란[이현호의 밀리터리!톡]](https://newsimg.sedaily.com/2025/11/25/2H0LAXMJ40_1.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