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4일 이어 26일 또 한국산 굴 ‘리콜’
수출 두 배 노리는 정부, 이미지 실추
단순 지원만으론 한계, 어업인 인식 바꿔야
“원인 제공한 양식장, 엄한 처벌 필요”

노로바이러스 검출로 한국산 굴의 미국 수출에 제약이 발생하자 앞으로는 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노로바이러스 발생 후 생산·판매 중지에 앞서 사전 예방과 양식어업인 관리와 교육을 철저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26일(현지 시간) 미국식품의약청(FDA)은 노로바이러스 오염 가능성이 있는 한국산 굴을 추가로 판매중지 및 회수 조치한다고 발표했다.
FDA는 "지난해 1월 31일, 2월 2일 수확한 굴에 대해서도 판매를 중지하고 회수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는 굴을 유통한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소재 유통업체의 자발적 리콜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FDA는 앞서 지난 14일 경남 통영에서 생산한 냉동 반(半) 껍질 굴 일부가 노로바이러스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판매 중단 및 회수 조치를 결정했다. 문제가 된 제품은 지난해 1월 30일과 2월 4일 수확해 냉동한 굴이다.
14일에 이어 26일 추가 리콜 조처를 발표하면서 FDA가 한국산 굴을 판매중지·회수한 사례는 일곱 번으로 늘었다.
이번에 문제가 된 노로바이러스는 사람의 위와 장에 염증을 일으키는 일종의 식중독이다. 주로 식품을 섭취하면서 감염되는 데 사람 간 전염도 된다. 소량의 바이러스만으로도 감염될 수 있을 정도로 전염성이 높다.
겨울철 더 강한 생존력을 보이는 특성 때문에 노로바이러스는 겨울철 수산물에서 많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9~12월이 제철인 굴은 항상 노로바이러스 위험성을 꼬리표처럼 달고 다닌다.
노로바이러스가 국내 수산물 소비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올해부터 수출 두 배를 목표로 하는 정부 굴 산업 육성 방안에도 악재가 되고 있다. 특히 지난 겨울에는 노로바이러스가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유행하기도 했다.
해수부는 지난 1월 ‘굴 양식산업 발전 방안’에서 세계 굴 수출 1위 달성 목표로 2030년까지 생산량 10만t 확대, 수출액 1억6000만 달러 달성을 위한 전략을 내놓았다.
구체적으로 굴 생산을 대형·현대화하고 굴 양식 집적화단지와 굴 양식 전용 어항을 조성하기로 했다. 굴 주산지인 경남 통영과 거제, 전남 여수 등에 산재한 가공 시설을 한곳에 모아 효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집적화단지에는 종자 생산장과 가공공장 등이 들어서게 된다.
특히 노로바이러스가 발생하지 않도록 굴 양식장 오염원 유입 방지 시설물 설치를 추진하기로 했다. 굴 생산 해역 인근 하수도 보급률을 높이고 소형 선박을 대상으로 오염원 배출 행위 교육을 강화한다. 지정 해역이 아닌 곳도 지정 해역과 유사한 수준으로 해역관리기법을 접목해 오염 방지시설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이런 대책의 실효성이다. 해수부가 양식장 오염원 유입 방지를 위해 해상 화장실(바다공중화장실) 설치 사업을 시작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제대로 현재는 사실상 흐지부지된 상태다.
무엇보다 양식어업인들 인식 개선 작업이 시급하다. 전문가들은 아직도 많은 양식어업인들이 양식장 환경 개선 필요성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꼬집는다.
경남 통영시 한 어촌계장은 “노로바이러스가 한 번 터지면 수출은 둘째 치고 국내 소비도 엄청 타격을 받는데, (양식어업인들이) 죄다 옛날 사고방식 그대로니까 쉽게 환경 개선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무조건 단속하라는 건 아니지만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는 차원에서는 굴 양식장 시설 상태는 규제를 좀 할 필요가 있다”며 “규제를 안 따르거나, 위반하는 경우에는 처벌도 강력해야 이런 상황이 바뀌지 않겠나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