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지법 난입 가담자 얼굴 공개 사이트
범행사실 여부 별개 ‘사적 제재’ 우려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해 폭력 사태를 일으킨 시위자들의 신상을 공개한 사이트가 등장했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인 만큼, 범행 사실 여부와는 별개로 ‘사적 제재’라는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내란 범죄 혐의자 명단’을 공개 중인 사이트 ‘크리미널윤’에는 ‘폭도’라고 명명된 53명의 얼굴이 공개돼 있다. 지난 18~19일 서부지법에서 난동을 부린 시위자들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명단에는 유튜버 용만전성시대를 비롯해 백골단 5명, 사랑제일교회 특임전도사 이 씨 등이 포함됐다. 얼굴 사진 밑에는 ‘선전선동자’, ‘테러리스트’라는 설명이 달렸다.
가담 정도에 따라 등급도 구분돼 있다.
백골단 단장 김정현씨는 최고 레벨 10을 받았다. 사랑제일교회 이 전도사, 유튜버 용만전성시대 등도 레벨 10으로 분류됐다.
사이트 운영진은 아직 경찰에 잡히지 않았거나 확인되지 않은 난동자의 신상은 제보 내용을 토대로 추후 공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이트의 ‘내란수괴’ 카테고리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2명이 등록돼 있다.
‘군부’, ‘경찰’, ‘대통령실’ 등의 카테고리에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비롯해 조지호 경찰청장, 직무정지 된 한덕수 국무총리 등 정부 관계자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은 ‘내란의힘’으로 분류됐다.
이밖에 비상계엄을 지지한 연예인과 종교계 관계자, 유명인들의 신상도 게재됐다.
가수 김흥국, JK김동욱, 배우 노현희, 최준용, 유퉁, 개그맨 이혁재, 뮤지컬배우 차강석, 스타일리스트 김우리, 작가 이지성, 웹툰작가 윤서인, 정호영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모두 가장 낮은 레벨 1을 받았다.
현재 이 사이트 주소는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 광범위하게 공유되고 있다.
당사자들 얼굴 공개 동의 여부와 사이트 운영자의 실체도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이러한 사적 제재 차원의 신상 공개는 현행법상 명예훼손으로 처벌될 수 있다.
게재된 내용이 사실일지라도 다수가 볼 수 있는 곳에 신상 정보를 게시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한편, 전날 서부지법 홍다선·강영기 판사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주거침입) 혐의 등으로 총 56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지난 20일 서부지법이 구속영장을 발부한 2명을 추가하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63명 가운데 58명이 구속됐다. 구속을 면하게 된 나머지 5명은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게 된다.
국윤진 기자 sou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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