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손잡은 보수 인사들 27일 한 자리에 모여 ‘진짜 보수 민주 선언식’을 열었다. 6ㆍ3 대통령 선거 일주일을 남기고 보수 결집 양상을 감지한 선거대책위원회가 맞불을 놓은 것이다.
이날 오전 발표한 선언문에는 이석연ㆍ권오을ㆍ이인기 국민대통합위원장을 비롯해 국민의힘 출신인 김상욱ㆍ최연숙 전 의원, 개혁신당 출신인 허은아 전 대표, 김용남 전 정책위의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명박 정부 금융위원장 출신 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과 윤석열 정부 첫 해군참모총장인 이종호 전 참모총장 등도 함께 했다.
이들은 이날 “김대중 전 대통령은 DJP 연합을 통해 분열된 정치를 통합으로 이끌었다. 제2의 IMF에 비견되는 복합위기 앞에서 다시 한번 보수의 지혜와 용기가 필요하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분열을 넘어 헌법 위에 선 공존의 정치를 선택하겠다”고 밝혔다. 회견에 참석한 이들은 파란색 넥타이, 빨간 셔츠 등 다채로운 색상의 복장을 했다. 김민석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은 “국민의힘, 제3지대보다 더 의미 있는 영역의 씨앗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당도, 이재명 후보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보수 결집 양상이 확인되는 여론조사가 다수 보도된 26일 급히 꾸려졌다. 중앙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24~2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49%,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35%,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11%의 지지율을 보였다. 이달 초(5월 3~4일)와 비교하면 이재명 후보 지지율은 그대로였지만, 김문수 후보(33%)와 이준석 후보(9%)가 각각 2%포인트 상승했다. 김영진 민주당 선대위 정무실장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국민의힘이) 단일화 문제로 혼란스럽다가, 김 후보로 정리되면서 보수층 결합력이 강해져 지지율 격차가 줄었다”고 평가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영입된 보수 인사들은 각종 매체를 통해서도 기여도를 올리고 있다. 이날 유튜브 채널 ‘이재명 TV’는 허은아ㆍ김용남 전 의원이 투표를 독려하는 쇼트 영상을 공개했다. 허 전 의원은 영상에서 “저는 이 세상의 분열과 혐오를 떨쳐버리고 국민 행복을 위해 떠납니다”라면서 이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김용남 전 의원은 이날 당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에서 방송되는 이 후보 얼굴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김용남 신입 덕후 등장! 이재명 덕질에 함께해요” 콘텐트에 출연했다. 그는 30분 내내 이 후보에 대한 미담을 줄줄이 풀어놓았다.

전날 발표한 외교ㆍ안보 공약에 보수가 강조해온 가치와 개념들이 두드러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후보는 “이재명의 실용외교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토대로 한다. 일본도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고 밝혔다. 후보의 외교안보보좌관인 위성살 의원은 “한ㆍ미 동맹, 한ㆍ일 파트너십, 한ㆍ미ㆍ일 안보협력을 기본 축으로 해서 다른 나라들도 관리한다는 입장”(위성락 민주당 의원)이라고도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사용하던 ‘한반도 비핵화’란 용어 대신 한ㆍ미 양국이 지난 2월 통일키로 한 ‘북한 비핵화’라는 용어를 쓴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었다.
이날 이 후보 직속 스마트국방위원회는 2차 안보점검회의를 열고 AI 기반의 첨단 군사력 개발 등 안보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4성 장군 출신인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회의에서 “이 후보의 실용외교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한다”며 “이 후보만이 불법 계엄으로 훼손된 한·미 동맹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는 조선, 방산, 첨단 산업 등 협력할 분야가 많다”면서 “상호 이익을 조정하면서도 미국과 관세 협상에 나설 수 있는 후보는 이재명”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