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전 대통령이 27일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만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국가를 통치하게 되고, 김문수가 되면 국가를 경영하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과 김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70분간 오찬 회동을 가졌다. 이날 오찬에는 이종찬 전 민정수석, 장다사로 전 총무기획관, 윤재옥 국민의힘 총괄선대본부장,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등 6명이 배석했다.
이 전 대통령이 약속 장소에 도착하자 김 후보는 환하게 웃으며 악수를 청했다. 이 전 대통령은 자신의 넥타이를 가리키며 “내가 오늘 빨간 넥타이를 매고 왔다”고 화답했다. 김 후보의 안내로 식당 앞으로 향한 이 전 대통령은 김 후보를 껴안으며 “제가 깨끗한 김문수 후보를 당선시키러 왔다”고 밝혔다.
신 수석대변인은 오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가 경험이 많은 이 전 대통령에게 여러 가지 지혜를 청했다”고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은 “노동과 기업, 행정을 잘 아는 좋은 후보기 때문에 국민들이 반드시 알아줄 것”이라며 김 후보에게 힘을 실어줬다.
신 수석대변인은 “이 전 대통령은 중도 실용주의를 택해 국정을 이끈 대통령이었기 때문에 기업 문제에 대해 여러 조언을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후보의 1호 정책인 ‘기업하기 좋은 나라’와 관련해 “뭉뚱그려서 하기보다 중소기업, 대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을 세분화해 구체적인 정책 대안을 내줬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어 행정 규제 철폐와 노동 문제 해결 등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제 정세에 대한 우려도 표했다. 이 전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 이후에 한미 관계를 걱정하는 사람이 굉장히 많고 관세 장벽 문제도 해결이 안 됐다”며 “대통령이 되면 가장 이른 시간에 트럼프를 만나라”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 “김 후보가 잘 설득하면 이 후보가 미국을 방문하는 것보다 효과가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 후보가 아무리 중도 후보다, ‘친미’다 얘기하지만 정보화 사회라 미국에서도 이 후보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 것”이라며 “가서 겉으로는 어떻게 말할지 모르지만 대화 잘 안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와 관련해서는 2007년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의 자택을 여러 차례 찾아가 도움을 요청 했던 자신의 일화를 소개하며 “진정성 있게 국민들에게 호소하는 차원에서 최선 다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 전 대통령은 “누구보다 노동자들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고 기업 경영도 알고 있고 기업을 유치해 본 경험 있는 행정가”라고 김 후보를 치켜세우며 “국가를 경영할 수 있는 좋은 대통령이 되어달라”고 응원의 뜻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