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최근 가전 시장의 경쟁 구도가 하드웨어 중심에서 운영체제(OS)와 인공지능(AI), 서비스 등 비하드웨어 영역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제품 판매만으로는 수익성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기업들이 데이터와 구독 기반 서비스 같은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는 '2막 경쟁'에 본격 돌입한 모습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를 중심으로 AI 홈 OS 전략을 강화하며 생태계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 가전만의 차별화한 경쟁력은 가전 그 자체가 AI 허브 역할을 해낼 수 있어 연결성이 높다는 점이다. 회사는 냉장고·TV·에어컨 등 주요 제품군에 화면·마이크·센서를 탑재해 가전 그 자체를 AI 홈 허브로 만들고 있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노력은 사용자의 생활 패턴을 학습한 뒤 에너지 절감·예측 정비·필터 관리 등을 자동으로 수행하는 연결형 서비스로 이어지고 있다. 단순히 가전 한 대의 기능을 개선하는 수준을 넘어 제품이 서로 데이터를 공유하면서 운영 효율이 높아지는 구조다.
예를 들어 AI 가전 스스로 전력 사용량을 분석해 전기요금이 낮은 시간대에 세탁 코스를 추천하거나, 필터 수명·부품 마모도를 미리 예측해 교체 시점을 안내하는 기능은 향후 정기 구독형 관리 서비스와 연동될 수 있는 대표적인 영역이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데이터 기반 구독·관리 서비스를 향후 DX(디지털가전) 부문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제품 판매 이후에도 유지·관리·소모품·보증 연장 등의 수익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뜻이다. 스마트폰·TV·가전이 하나의 플랫폼으로 묶이는 구조는 서비스 확장에도 유리하다는 평가다.

LG전자는 '씽큐'를 중심으로 가전을 하나의 오케스트라처럼 조율하는 AI 홈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기능이 계속 추가되는 'UP가전'과 AI 대화형 허브 '씽큐 온', 예측 정비를 제공하는 '씽큐 케어' 등 비하드웨어 서비스 비중을 빠르게 확대하며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하고 있다.
LG전자는 2030년까지 콘텐츠·서비스·구독 등 비하드웨어 매출을 3배 이상 끌어올리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가전을 판매한 이후에도 유지·관리·콘텐츠·알고리즘 기반 수익이 지속되는게 핵심이다. 실제로 LG전자의 지난해 연간 구독 매출(케어 매출 제외)은 1조6727억 원으로 전년(9628억 원) 대비 73.7% 증가했다. 올해 역시 증가세가 이어지며 누적 2조 원 돌파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에선 AI 가전 경쟁의 승부처가 이와 같은 AI 홈 OS 주도권 확보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전 판매와 유지로 이어지는 플랫폼 전환에 성공하면 안정적인 구독·관리 매출을 확보할 수 있다"며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하드웨어 이후의 시장을 두고 사실상 플랫폼 전쟁에 들어간 셈"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인 CES 2026에선 양사의 AI 홈 전략이 한층 구체화될 전망이다. 가전 업계가 하드웨어에서 플랫폼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가운데 OS·AI·서비스 중심의 생태계 경쟁이 향후 시장의 표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하드웨어 기술만으로 수익성을 방어하던 시대는 저물고 있다"며 "AI 기반 플랫폼을 선점하는 기업이 시장 주도권을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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