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유심 해킹 사태] 유통망도 '얼음'…해결책 호소

2025-05-08

SK텔레콤 유심(USIM) 해킹 사태 이후 통신 유통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있다. SK텔레콤이 신규 가입 및 번호이동 접수를 중단한 데 이어, KT와 LG유플러스 역시 보조금 경쟁을 자제하면서 시장 전체가 급격히 얼어붙는 분위기다.

8일 단말기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갤럭시S25(256GB) 실구매가는 SK텔레콤 번호이동 기준 59만원에 달한다. KT와 LG유플러스도 80만원 수준으로 뛰었다. 지난달 말과 비교해 보조금 지원 폭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한 판매점 관계자는 “5월 황금연휴부터 매장에 손님이 없는 상황”이라며 “SK텔레콤이 신규 가입을 막자 KT와 LG유플러스도 지원금 단가를 낮췄고, 판매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전엔 60만원가량의 불법 보조금도 나왔지만, 지금은 20만~30만원도 어렵다. 손님이 '비싸다'며 그냥 돌아간다”고 덧붙였다.

휴대폰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 '성지'로 불리는 강변·신도림 테크노마트 등 집단상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한 관계자는 “일주일 전만 해도 공짜폰에 차비 30만원까지 가능했지만, 지금은 기기값 전액을 부담해야 할 정도”라며 “이통 3사 모두 보조금을 줄이면서 소비자 수요도 함께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판매점주는 “수익이 거의 없어 사실상 영업을 접은 상태”라고 말했다.

SK텔레콤과 직접 계약을 맺은 대리점의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SK텔레콤은 지난 5일부터 전국 2600여개 T월드 대리점에서 신규 가입과 번호이동 접수를 금지했다. 현재는 유심 보호 서비스 가입 안내, 유심 교체 응대 등 제한적인 업무만 이뤄지고 있다.

외국인 밀집 지역인 안산, 부천 등 일부 대리점에서는 언어 장벽으로 인한 민원 대응 부담이 가중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대리점 직원은 “외국인 고객이 상황을 설명하지 못하니 직원들도 답답하고, 서로 언성이 높아지며 갈등이 생긴다”고 토로했다.

SK텔레콤은 일부 직영 대리점을 대상으로 손실 보전을 검토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보완책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유통업계는 유심 수급 확대와 함께 이심(eSIM) 전환 허용, 유통망에 대한 실질적 보상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SKT대리점협의회는 전날 긴급 회의를 열고 SK텔레콤과 소통 할 수 있는 '핫라인'구축을 요청했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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