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승태 교수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위·소장 등 여러 장기에서 발생
급여 적용된 ‘소마툴린’으로 치료
부작용 없고 장기 투여해도 안전

신경내분비종양(암)은 호르몬을 만드는 신경내분비 세포에 생기는 종양이다. 주로 위·소장·대장 같은 소화기관에서 관찰되나 폐나 췌장 등의 장기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발병 부위만큼이나 증상도 다양하다. 위궤양이 생기는가 하면 복부 팽만감이 발생하기도 한다. 증상이 비특이적인 데다 암의 조기 진단을 위한 검사 주기나 방법이 정립되지 않은 탓에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김승태 교수에게 질환의 특징과 주요 치료 방법에 관해 물었다.
발병 원인 알 수 없고, 1%만 유전적 요인
주된 발병 원인과 증상을 설명해 달라.
“신경내분비종양의 대부분은 명확한 발병 원인을 알 수 없다. 전체 중 약 1%만이 유전적인 요인에 의해 생긴다고 알려져 있을 뿐이다. 신경내분비종양이 생기면 대부분은 무증상이나, 발병 부위에서 분비되는 호르몬과 연관된 증상이 일부에서 나타날 수도 있다. 위에 생기면 속 쓰림이나 위궤양을, 췌장에 발생하면 심한 설사나 저혈당을 야기하는 식이다. 간 전이로 인한 복부 통증, 팽만감 등으로 병원을 찾는 이들도 있는데 이때는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나.
“병변의 범위와 전이 여부에 따라 다른 전략을 짠다. 보통 국소 병변은 절제가 원칙이며 이미 다른 장기로 퍼져 수술이 어려울 땐 약물치료를 한다. 다른 장기로의 전이 여부 외에도 ^모든 병변의 완전 제거 가능성 ^환자의 전신 상태 ^수술 후 재발 우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술 시행 여부를 결정한다.”
약물치료 시 주요 선택지는 뭔가.
“전신 항암 치료제는 크게 표적치료제와 소마토스타틴 유사체 두 가지로 나뉜다. 표적치료제는 암세포의 특정 신호전달 경로를 차단해 종양 크기를 감소시키는 효과를 낸다. 다만 피로감이나 식욕 저하, 폐렴 같은 부작용이 있어 환자의 상태를 고려해 사용한다. 소마토스타틴 유사체 치료제는 종양의 크기를 줄이기보다는 병의 진행을 억제하고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효과가 크다. 이 계열의 대표적인 약이 소마툴린 오토젤(성분명 란레오티드 아세테이트)이다. 부작용이 거의 없고 장기 투여해도 안전성이 높다. 현재 진료 중인 환자들에게서도 특별한 문제점은 관찰되지 않고 있다. 주사 부위인 엉덩이에 멍울이 생기는 정도다.”
약물치료의 순서는 정해져 있나.
“꼭 그렇지만은 않다. 환자의 병리 소견이나 임상 경과, 전이 범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한다. 보통 종양의 진행이 느리고 안정적일 경우 한 달에 한 번 투여하는 소마툴린 오토젤을 먼저 사용하고, 1개월 단위로 반응을 평가해 통증이나 전이 악화가 확인되면 표적치료제로 전환한다.”
소마툴린 오토젤은 현재 건강보험 급여 대상에도 포함돼 있다. 위장관과 췌장계 신경내분비종양 치료제로 2015년 8월 허가를 받아 2016년 4월부터 급여가 적용됐다. 2019년 12월에는 원발 부위가 뒤창자(後腸)인 직장 또는 결장 신경내분비종양까지로도 급여 적용 범위가 확대됐다.
최근에는 신약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발표된 CABINET 3상 임상 연구결과에 따르면, 표준치료 이후에도 질병이 진행된 신경내분비종양 환자에게서 카보메틱스(성분명 카보잔티닙)가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승태 교수는 “그간 한정적이었던 치료 무기가 하나 더 확보된 셈”이라면서 “국내에서는 아직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지만, 기존 치료를 마친 진행성 환자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한 방안은.
“다학제적 접근이다. 본원만 해도 병리과·영상의학과·내과·외과 등이 다 함께 협력해 환자를 치료한다. 병리과에서는 종양 세포 증식과 관련된 핵단백질(Ki-67) 지수 등을 보며 정확한 진단을 내리고 영상의학과에서는 세밀한 병기(病期) 평가를 맡는다. 외과에서는 약물치료로 병이 안정화된 환자의 수술 가능성 등을 검토한다. 이러한 다학제 협력으로 타 병원에서 치료 불가 판정을 받은 환자에게 수술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신약, 신속히 평가해 보험 적용해야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통상 사회적으로 관심이 많은 질환은 신약 도입과 보험 적용이 빠르지만, 신경내분비종양은 그렇지 않다. 면역항암제나 신약이 연구 단계에서 효과를 보여도 보험 접근이 늦으면 환자 혜택이 제한된다. 환자 수가 적더라도 보험 제도와 정책이 유연하게 적용될 필요가 있다. 신속한 평가와 유연한 급여 정책이 마련된다면 신경내분비종양 같은 희귀 암 환자들에게도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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