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음 안 되고 어지럼? 뇌졸중 신호니 즉시 병원가야”
김경문 뇌졸중학회 이사장
3시간30분 이내 ‘치료 골든타임’
시기 놓치면 생명 위기·사지마비
해마다 10만명 이상이 고통 겪어
최근엔 2030 젊은 환자도 증가세
비만·스트레스·과로 등 주요 원인
응급실 진료인력 양성 필요성 지적
지역·권역 뇌혈관센터도 확대해야
5분마다 한 사람이 쓰러지고, 20분마다 한 명이 목숨을 잃는다.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에서 매년 10만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뇌졸중의 현실이다. 국내 단일질환 3대 사망 원인 중 하나이기도 한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을 통칭한다. 다른 질병과 달리 그 증상이 갑자기 나타나며, 짧은 시간에 증상이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도 한다. 언제 다시 뇌졸중이 발생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시한폭탄’을 머리에 이고 있는 것과 같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생명이 위태롭거나 사지마비 등 큰 후유증을 남길 수 있는 질환이지만 ‘골든타임’(3시간30분) 내 병원을 찾는 뇌졸중 환자는 10년째 4명 중 1명 수준을 맴돈다. 고령화로 매년 35만명의 뇌졸중 환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25년 후에는 치료체계가 붕괴할 수 있다는 경고마저 나온다.
‘세계 뇌졸중의 날’을 사흘 앞둔 26일 대한뇌졸중학회 이사장인 김경문(사진)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는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응급실 뇌졸중 진료 인력의 양성, 전국 권역 및 지역 뇌혈관센터 확대를 통한 뇌졸중 안전망 구축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ㅡ국내 뇌졸중 발병 추이는 어떠한가.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10만명 이상이 뇌졸중을 겪고 있으며, 65세 이상 인구에서 발병률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고혈압, 당뇨병, 심방세동 등 만성질환을 가진 인구가 늘면서 전체 인구의 약 30~40%가 뇌졸중 위험군으로 분류된다. 뇌졸중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심장질환, 유전성 질환, 흡연, 과음, 운동 부족, 비만, 스트레스 등이 있다.”
ㅡ전조증상이 있을까.

“뇌졸중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증상 발생 후 3시간∼4시간30분 이내에 치료를 시작하면 생존율과 회복률이 크게 향상된다. 골든타임을 놓치면 뇌 손상이 진행돼 후유장해가 심해질 수 있다. 뇌졸중은 갑작스럽게 발생하지만 전조증상을 인지하면 생명을 구할 수 있다. 대한뇌졸중학회의 ‘FAST(Face·Arm·Speech·Time)’ 캠페인은 증상을 쉽게 알리기 위한 운동으로, 웃을 때 얼굴이 한쪽으로만 움직이거나, 한쪽 팔에 힘이 들어가지 않거나, 말이 어눌하고 발음이 잘 되지 않으면 즉시 119에 연락해 병원을 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이외에도 갑작스러운 시야 장애, 어지럼증, 평소에 없던 심한 두통의 발생은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하는 신호다.”
ㅡ진단과 치료 과정은.
“병원에 도착하면 우선 CT(컴퓨터단층촬영)를 촬영하고 뇌 MRI(자기공명영상)와 MRA(자기공명혈관영상)를 통해 확진 및 뇌졸중의 기전을 파악한다. 허혈성 뇌졸중의 경우 증상 발생 후 4시간30분 이내에 혈전용해제를 정맥투여하거나 6시간 이내라면 전문가의 판단에 따라 혈관 내 혈전제거술을 시행한다. 출혈성 뇌졸중은 출혈 부위와 정도에 따라 수술이나 약물치료가 결정된다.”
ㅡ뇌졸중 재발을 막으려면.
“뇌졸중은 재발률이 20%를 넘는다. 재발을 막기 위해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심장질환 관리와 함께 항응고제 혹은 항혈소판제를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한다. 금연과 절주, 규칙적 운동, 정기적인 뇌혈관 검진도 중요하다. 심각한 후유장해로 장기 재활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 재활치료는 입원 중부터 시작돼야 하며, 가족과 사회의 지지가 필수적이다. 재원 중부터 조기 재활치료의 병행이 필수적이며 가족과 사회적 지지 등 심리적 안정과 돌봄체계도 필요하다.”
ㅡ뇌졸중은 노인질환으로 여겨졌지만 젊은 환자들도 늘고 있다.
“최근 40~50대 뇌졸중 환자가 증가하는 것은 물론 20∼30대 환자들도 꾸준히 늘고 있다. 주요 원인은 고지혈 식이 섭취 및 고칼로리 식단, 비만, 스트레스, 과로, 불규칙한 생활, 조기 발병하는 만성질환 등이다. 젊은 환자는 사회활동 중단에 따른 심리적·경제적 충격이 커 회복 후 직장 복귀와 재활에 대한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
ㅡ골든타임 내 병원에 온 환자는 지난 10년째 20% 수준에 그친다. 개선이 안 되는 이유는.
“증상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환자·가족이 판단이 지체되는 경우들이 있다. 근본적으로는 소위 ‘응급실 뺑뺑이’ 같은 응급의료체계 접근성 문제를 비롯해 응급 뇌혈관 수술·시술 관련 인적 자원이나 응급실, 중환자실 같은 물적 자원의 부족이 환자들의 ‘골든타임’을 지켜내지 못하고 있다.”
ㅡ지역별 의료 인프라 격차도 꾸준히 지적되고 있다.
“권역별 뇌졸중센터 지정 및 운영, 응급의료 전원 시스템 강화, 지역 의료진 교육 및 인력 확충, 원격진료 및 인공지능(AI) 기반 진단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 학회는 지역 간의 불균형 해소와 정도 관리를 위해 혈전용해술이 가능한 전국 병원들을 대상으로 인증제도를 시행 중이다. 전공의 전임의 뇌졸중 캠프 행사를 시행해 향후 부족이 예상되는 뇌졸중 진료 인적 자원 확보를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ㅡ초고령사회에 진입… 필요한 정책적 지원은.
“진료 실태 파악과 정책 입안을 위해 뇌졸중 환자 레지스트리 및 코호트에 대한 정부의 지속적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응급실 뇌졸중 진료 인력의 양성과 전국 권역 및 지역 뇌혈관센터 확대를 통한 뇌졸중 안전망 구축, 최종 치료를 위한 이송체계 효율화, 재활 서비스 강화, 디지털 헬스를 이용한 치료의 다양화,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의 간병 지원 등 보건 복지 정책의 보완이 필수적이다.”
ㅡAI와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달라진 점은.
“최근 AI 기술은 뇌졸중 진단과 치료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영상 판독 자동화, 치료 결정 보조, 응급실 내 AI 기반 트리아지 시스템 도입, 인지, 언어, 시야 장애 재활치료 등으로 진료 효율성과 정확성이 향상되고 있다.”
ㅡ뇌졸중 예방법은.
“뇌졸중 예방은 일상 속 실천에서 시작된다. 혈압·혈당·콜레스테롤 정기 관리, 금연, 절주, 저염식, 채소·과일 섭취, 주 3회 이상 유산소 운동, 충분한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 정기 건강검진이 권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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