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 미용 아닌 치료… “‘급여화’가 남용을 막는다”

2025-10-24

“비만 치료제는 예뻐지기 위한 약이 아닙니다. 대사질환 위험을 낮추는 치료 도구죠.”

김유현 차의과학대 차움건진센터 삼성분원 교수(가정의학과 전문의)는 24일 기자간담회에서 “청소년 비만을 생활습관 문제가 아닌 만성질환으로 봐야 한다”며 “급여화가 ‘질환 치료’라는 사회적 신호이자 남용을 줄이는 현실적 장치”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자신의 경험을 들어 “체중 감량 뒤에는 생리적 항상성 때문에 원상 복귀 신호가 분출된다”며 “약물이나 수술은 살을 ‘빼주는’ 수단이 아니라 감량에 대한 신체 저항을 낮추고 대사를 개선하는 치료”라고 설명했다. 체중을 줄이면 몸은 더 먹으라고 신호를 보내기 때문에 생활요법만으로는 개입이 늦고 중단되기 쉽다는 것이다. 그는 “혈당·간수치·지질이 개선돼도 체중이 덜 빠졌다고 치료를 중단하는 사례가 잦다”며 “비만 치료의 1차 목표를 ‘대사 건강’으로 재정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20~30대에서 고혈압·당뇨는 물론 30대 뇌졸중·심근경색 사례가 눈에 띄게 늘었다”며 “소아·청소년 비만이 성인기 중증질환의 발병 연령을 앞당기는 통로가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불거진 비만치료제 남용 논란에 대해서는 “핵심은 남용 자체라기보다 필요한 환자에게 적정하게 쓰이지 못하는 현실”이라며 “급여화가 ‘질환 치료’라는 사회적 신호를 주고 경제적 문턱을 만들어 미용 목적 오남용을 억제한다”고 말했다.

일본의 ‘비만증’ 모델을 예로 들기도 했다. 일본은 합병증이 동반되거나 행동요법을 일정 기간 이행한 환자 등 엄격한 요건을 충족한 대상에게만 비만치료제를 처한다. 김 교수는 “한국도 섬세한 기준을 적용한 ‘좁은 급여화’로 시작해 단계적으로 확장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낙인’을 치료 지연의 핵심 장애물로 꼽았다. 김 교수는 “가족이 따로 음식을 주거나 단순 운동량을 늘리기 위해 경쟁적인 활동에 내모는 방식은 역효과를 낳는다”며 “가정 내에서 비경쟁·참여형 활동으로 시작하고 가족간 지지와 인정의 루틴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아 단독 교육보다 부모 교육만으로도 비슷한 효과가 나온다는 연구가 있다”며 “한국에서도 비만에 대한 인식 전환을 위한 가족 중심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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