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시론] 국가 IDC '무재해 운영' 하려면

2025-10-21

80억 세계 인구가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한시라도 사용할 수 없다면 어떻게 될까? 우리는 그 경험을 아현동 통신구 화재사건, 카카오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서 했다. 이번에는 국가 전산망으로 연결되는 세계 1위의 전자정부 700여개의 시스템이 뜻하지 않은 화재로 지금도 큰 혼란을 감내하고 있으며 복구 또한 많은 시간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 속담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다. 이제 우리도 당당한 선진국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북과 대치하고 있는 상태의 대한민국에서 시스템 다운, 통신두절 인터넷 불통이라고 하면 어떻게 될까? 국민의 일상은 물론이고 전쟁에서도 승리할 수도 없는 굳이 답을 하지 않아도 잘 판단했으리라 생각된다. 이것은 어떻게 할 수 없는 천재지변이 아니며 선진 국가와 기업에서는 화재뿐 아니라 지진, 테러, 홍수, 적으로부터 폭격 등을 대비한 건축, 운영, 입지 선정과 복구 지침을 이미 법률이나 규정을 만들어 이에 이미 대비하고 있다. 필자는 IBM과 현대정보기술에서 직접 운영을 해본 입장에서 새로 외양간을 짓고 운영하는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특히 이번 화재는 화재 진압시 물이 아닌 가스(아르곤)로 시스템 재사용에 대비해야 한다.

IDC가 주목받고 무엇을 하는 곳인지는 너무 잘 알고 있지만, 여기에선 세계에서 발생하는 약 181제타바이트(181조기가바이트)의 데이터를 보내고 모으고 저장하고 검색하고 표현하는 등 인공지능(AI) 시대에 뗄 수 없는 ICBM(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 ABCD(인공지능, 블록체인, 클라우드, 데이터)를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사람의 심장과 같은 곳이다.

휴대폰 사진, 동영상 파일을 저장하고 AI 바둑으로 유명한 알파고, NFT, 홈쇼핑, 온라인 게임, 사이버교육, 국가에서 운영하는 700여 서브시스템은 국내는 물론 국제관계 대국민 서비스, 금융결제, 항공 교통 예약, MooC(Massive Open Online Cource) 배너광고 등 인터넷을 통한 이 모든 것이 IDC를 매개로 이뤄진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IDC를 보유한 구글은 세계 12억대 이상의 휴대폰과 이를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한 치의 오차 없이 운영하고 있다. 이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아마존, IBM, 챗GPT, 펜타곤(미 국방성)등이 여기에 열거하지 않더라도 개인, 학교, 정부, 기업, 연구소 등에서 엄청난 수의 서버와 네트워크, 저장장치를 24시간 365일 단 1초의 단절 없이 운영하고 100% 가동률을 지키려면 입지 조건, 지진, 테러, 자연재해, 전쟁, 화재, 단전 및 보안 등 철저한 대비만이 소를 잃는 우를 다시는 격지 않을 것이다. 감독청이나 각 운영기관이 자체 규정(Field Manual)을 만들어 운영하고 이를 감독받아야 한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은 다른 데에 있다. 이 외에도 입지 조건, 건물 설계와 건축 방법이 반드시 명시돼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건축법상 IDC용 건축 분류가 없어서 공장, 사무실 등으로만 용도 허가가 난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이렇게 중요하고 국민 일상생활과 국방에도 안보 위협이 될 수 있는 IDC는 미국 무역센터 폭파, 미사일, 포탄, 테러 및 자연재해의 위험에도 대비해 은폐 엄폐가 잘 되고 주변에 대규모 도시 시설이나 화학 공장 폭발물 시설이 없고 큰 하천이 없고 차량으로 접근이 불편한 요새 지역에 위치해야만 하며 누구나 알 수 있는 대로변이나 인구 밀집 지역은 불순한 자의 표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건축법상 데이터 센터용 건축 시방서 규정이 없어서 한국의 IDC는 도심 한복판에 만들고 홍보까지 하고있는 실정으로 국가 안보나 국민경제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IDC에 대한 건축과 운영은 법률로 특정해야 한다. 2018년 데이터 센터 건축물 용도가 방송·통신 시설 밑에 신설됐지만 미래의 기술 변화와 불가항력적 재난 상황을 가정한 전시, 테러, 이번 사건과 같은 운영에 대비한 격벽설치, BRS(Business Recovery System)시스템의 구성과 지진에 대비한 리히터 6.5이상의 내진설계, 쓰나미 홍수 등 예방적 시설 설비는 포함하지 않고 있다. MS는 상기 3가지 조건과 필자가 언급한 내용을 포함하는 해저 IDC를 2018년 6월 '나틱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해저 35.7m에 건설해 운영한 결과 상기 열거한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고 시스템 쿨링에 필요한 전력수요도 대폭 감소시키고 있는 실정으로 해저 IDC운영을 통한 서비스에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이번 국가 IDC(국가정보자원관리원)사건을 보고 카이저 미국 NFPA(National Fire Protection Association) 기술위원회 의장은 “리튬 이온 배터리 기반 IDC 화재 사고는 이번이 마지막이 아닐 수 있어 걱정이 된다”면서 “굳이 리튬 이온 배터리를 채택하겠다고 한다면, '전용 건물' 또는 '비전용 건물'이라는 소방 안전 기준을 만들어야 하고, 이 기준을 기반으로 전용건물에 설치하는 것을 권고한다”고 했다.

미국과 일본의 IDC건축 및 운영과 관련 된 주요 지침과 규정을 살펴보면 모든 분야에 있서 구체적이고 반드시 준수해야 할 내용을 필요충분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미국의 IDC 건축 및 운영 시 일반적으로 준수해야 하는 표준을 살펴보면 전력, 하드웨어, 냉각, 통신, 보안은 물론 정보기술(IT) 장비 보호를 위해 화재 안전 규정과 IDC 전체의 설비와 장비에 관한 안전 규정으로 IDC의 온도, 습도, 환기, 성능테스트, 절도, 보안 등 직간접 설치 운영 관리에 관한 가이드 라인을 두고 있다. SCE 7-10 등의 구조 설계 분야에서는 위험도 Class IV(필수 기술)로 분류되어 기계실은 일반 사무실보다 더 강하게 내진 설계를 적용해야 하며 지역에 따라 0~4단계 지진 구역으로 나누고 최고 등급에 맞게 조정 및 고정 저감 장치, 건물구조 요소에 대한 면진 설계를 요구한다.

일본에서는 일본전자정보기술산업협회(JEITA)에서 IDC지침으로 설계, 건축법·소방법에 데이터 센터는 준공 시 내부 운영기준법과 외부 통제 감독 방법, 내외부 안전과 직결되는 규정을 반드시 만들어야 하고 특정 유형의 데이터(개인정보 등)를 처리하는 경우, 저장 위치 및 보안에 관한 특별한 지침과 규정과별도로 지역별 지자체 조례 및 조정 프로세스, 환경 영향 평가(EIA) 등을 규정하고 있다. 지진 다발 국가답게 건축 기준법에서 내진구조 적용을 최대화하며 내각부 중앙방재회의 등을 통해 건축·운영 지침과 설계를 감독한다. 이 밖에도 서버룸 서버 온도 섭씨 18~27도, 상대습도 40~55% 환경을 자동 제어 시스템(BMS)과 연동해서 화재·배연·방화 대비책으로 관리하고 건축 소방법에 따라 배연·스프링클러 등 자동화 제설비와 특수소화 시스템을 필수로 한다.

미국은 NFPA 75·855 기준에 따라 IT 장비, 배터리 저장실에는 자동 비상, 특수 가스 소화, 화재 감지(연기/온도/가스), 분리 조작 설비를 하고 있으며 정전시 백업 시스템으로는 전원 공급 장치 이중화(두 개 이상의 전력선, 변전소), 무정전 전원 장치(UPS), 이중 발전기 UPS도 개별 유닛(트랙 단위)-실별-센터 전체로 섹션 구성 위치가 원칙이며, 주요 장비에는 더블(2N)~여유(N+1)구조를 요구하고 있으며 납산·리튬이온·니켈카드 강화 등 배터리 용량도 방화 기준에 따라 별도 설계해야한다. 내외부의 물리적/네트워크 보안은 24시간 CCTV를 내외부에 부착하도록 하고 DDoS 등 디지털 공격 시에도 중앙관제, 백업시스템을 그 중요도에 따라 Daily, Weekly, Monthly, Quarterly로 실시 해야한다. 'IDC 내 모든 핵심 자원의 사용/물리적 접근은 내부 지침에 따라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밖에도 열부하 관리를 위한 바닥과 시스템 선반 랙(Lack)설치도 제한된 지역에서 냉기를 늘리는 기능을 사용해 IDC 전체에 평균적인 냉각용량을 제공해야 한다.

IBM의 IDC 규정은 화재·지진·테러 방지 지침 및 규정을 매뉴얼로 만들어 실천하며 내용을 열거하면 IDC 설계 지침 및 환경 기준, 이중 바닥(18-24인치 높이) 강제 환기, 랙별/구획별 맞춤 냉각을 기본 설계로 적용하며, 장애물 없는 공기 흐름과 온도 감시가 체계, 모듈러 아키텍처인 EMDC, SMDC, PMDC 등 용도별 모듈 디자인을 채택하며, 고집적 서버와 네트워크 장비를 별도로 구획·냉각·전원 분리하며, 화재 예방 및 대응 지침을 마련하고 국제 방화기준 준수,-NFPA 75, KFS 1280과 같은 기준을 적용해 방화벽, 자동 소화(가스, 분무 등), 환기/배연/감지기를 설치하고, 구역별 소방설비와 자동 알림 시스템을 계층적으로 구축하며 서버실과 배터리실 모두 내화구조·감지·소화장치·접근통제를 반드시 갖추도록 설계하며, 정기점검·비상 매뉴얼을 숙지하여 글로벌 IDC 설계 분야에서 화재, 지진, 테러 등 모든 리스크 대응을 위한 명확한 규정과 세분화된 단계별 운영 절차를 마련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신뢰성, 안전성, 가용성, 보안성 모두에 최적화된 IDC 인프라를 구축·운영한다.

IBM의 설계·운영 매뉴얼에서는 지속적 모니터링(DCIM 소프트웨어), 에너지효율(최적화된 냉방·전원 이중화), 정기 점검·예방적 고장분석(환경센서 연동), 재해복구(DR)시나리오, 실제상황 시범, 물리적·논리적 이중화, 유연한 업무 복구 프로세스 운용 등 최신 요구사항을 반영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IDC 설계 분야에서 화재, 지진, 테러 등 모든 리스크 대응을 위한 명확한 규정과 세분화 된 단계별 운영 절차를 마련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신뢰성, 안전성, 가용성, 보안성 모두에 최적화된 IDC 인프라를 구축·운영한다.

조성갑 한국인터넷윤리진흥협회 회장·전 안양대 석좌교수 skc1777@naver.com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