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슨 "정치인들, 연합훈련 중요성 간과…인태사도 합류시킬 것"

2025-12-12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이 11일(현지시간) 한국 정부 내에서 한·미 연합훈련 조정 문제가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그들은 함께 훈련하는 것의 중요성을 이해하지 못 한다”고 말했다. 앞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10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연합훈련은 한반도 평화 달성을 위한 수단이지 목적이 될 수 없다”며 연합훈련 조정을 시사한 데 대해 작심 비판을 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미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브런슨 사령관은 이날 한·미동맹재단(KUSAF)과 주한미군전우회(KDVA)가 공동 주최한 화상 대담에서 정책 입안자와 지도자 등이 가장 오해하는 동맹에 대한 통찰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의에 “때때로 정책 입안자들이 간과하는 것은 연합사가 매일 같이 (한·미 간)다른 문화를 융합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는 이 일을 지난 70년 동안 해왔다”면서다.

그는 이어 “누군가가 훈련을 적게 해야 한다거나 또는 다른 방식으로 해야한다고 발언하는 것에 대해선 상관하지 않는다”며 “우리에겐 연간 두 차례의 훈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그들이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평화는 우리 대비 태세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에 의해 유지된다”면서 “연합훈련은 한반도에서 달성할 수 있는 모든 대비태세의 주춧돌이 돼야 한다”고도 했다.

실명을 거론하진 않았지만, 브런슨 사령관의 이런 발언은 범여권 일각에서 나오는 남북 대화 추동을 위해 한·미 연합훈련의 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대한 반박으로 볼 수 있다. 연합 대비태세를 유지하기 위해선 매년 3월·8월 실시하는 정례 연합연습·훈련인 자유의 방패(FS)와 을지자유의방패(UFS)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브런슨 사령관은 서울 뿐 아니라 워싱턴DC에서도 연합훈련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약화하고 있다는 점을 의식한 듯한 발언도 내놨다. 그는 “때로 사람들은 한국을 매몰비용(a sunk cost)처럼 대하며 잊어버리곤 한다”면서다. 이어 “이게 제가 인도태평양사령부를 연합연습에 끌어들이려는 이유”라고도 말했다. 이는 인태사 소속 병력이나 전력이 한·미 간 정례 연습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취지로 읽힌다.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문제에 관해서는 “이재명 대통령은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을 달성하려 하는 것을 알고 있고, 우리는 조건 충족을 마쳐야 하는 시점을 알고 있다”면서 “그 시간 내에 조건을 충족해야 하지만, 목표에 도달할 수 없다고 말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아가 “우리는 또한 그 조건들이 현재에 맞는 조건인지 봐야 한다”고도 했는데, 이는 필요에 따라 조건 자체를 검토할 수 있다는 뜻으로도 들린다. 이 경우 이재명 정부의 임기 내 전환은 어려워 진다. 다만 한·미가 기존에 합의한 조건에 기반한 전작권의 전환을 강조하려는 의미일 수도 있다. 실제 브런슨 사령관은 뒤이어 “우리는 조건에 합의했기 때문에 이것을 충족할 것이라고 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한미군사 측은 해당 발언에 대해 별다른 해석을 내놓지 않았다.

브런슨 사령관은 "우리는 2만 8500명을 최저치로 두고 전투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면서도 "만연한 위협에 대처하는 데 필요한 우리의 방식은 충분히 체계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주변의 위협에 대해 점증하는 북한의 사이버 위협과 북·러 협력, 중국의 반사 이익 등을 거론했다. 이는 시시각각 진화하는 북·중·러의 위협이 다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는 만큼 주한미군 조직도 이에 맞춰 진화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읽힌다. 주한미군의 임무를 대중 견제 역할을 강화하는 쪽으로 확대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심사를 반영한 취지의 발언으로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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