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서버 해킹으로 인한 가입자 정보 유출 사고를 겪은 지 일주일만에 대국민 사과하고 고객 보호 강화를 약속했다. 당장의 조치로 2300만 모든 가입자에게 유심(USIM)을 무료로 교체해주기로 했다.
유 대표는 25일 서울 중구 본사 티타워에서 열린 해킹 사고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SK텔레콤을 믿고 이용해주신 고객 여러분과 사회에 큰 불편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유 대표가 직접 공식석상에 나와 대국민 사과를 한 것은 SK텔레콤이 18일 해킹 사고를 인지한 지 일주일만이다.
그는 특히 “SK텔레콤을 이용하는 모든 고객들을 대상으로 원할 경우 유심카드를 무료로 교체해드리는 추가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직 정보 유출과 피해 규모가 파악되지 않은 가운데 유심 교체를 통해 유심 불법 복제를 통한 대포폰(복제폰) 개통 등의 우려를 최대한 줄이겠다는 것이다.
유심 교체를 원하는 SK텔레콤 가입자는 28일 오전 10시부터 전국 티월드 매장과 공항 로밍센터를 방문하면 된다. 유심의 원가는 2000~3000원 정도로 알려져 무료 교체 시 최대 700억 원가량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사고 이후 이미 유심을 교체한 가입자도 비용을 환급받을 수 있고 SK텔레콤망을 쓰는 알뜰폰(MVNO) 가입자도 같은 조치가 적용돼 비용이 늘어날 수도 있다.
유 대표는 “SK텔레콤은 고객의 신뢰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보안 체계를 더욱 강화하고 고객 정보 보호 강화 방안도 마련해 나가겠다”며 “이번 사태를 통해 다시 한 번 기본에 충실하고 책임 있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유심의 악용을 막는 ‘유심보호서비스’와 모니터링 작업도 고도화할 방침이다. 유심보호서비스는 다음달 해외 로밍과 동시에 가입할 수 있도록 편의성이 개선된다. 22일부터 전날까지 누적 206만 명이 이 서비스에 가입했다.
SK텔레콤은 18일 내부 서버가 악성코드에 감염돼 가입자의 유심 정보가 유출된 정황을 확인해 당국에 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