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시트 시도서 비롯된 자본잠식·불성실공시…수습나선 엑스페릭스
엑스페릭스 "엑스플러스 종속회사화 매각보단 정상화 우선"
[인사이트녹경=박준형 기자] 엑스플러스 경영권 매각을 시도하던 엑스페릭스가 인수합병(M&A) 무산으로 인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M&A가 정상적으로 마무리됐다면 인수 반년여 만에 50억원의 차익실현이 가능했겠지만, 최종 무산되면서 엑스플러스는 위기에 빠졌다. 엑시트(투자자금회수) 및 주가부양을 위해 진행된 무상증자는 자본 잠식으로 이어졌고, 경영권 매각 철회로 불성실공시법인에도 지정됐다.
엑스페릭스는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 엑스플러스 매각과 함께 추진된 자금 조달을 직접 떠안으면서 자금 수혈 총대를 멨다. 엑스페릭스의 전방위적 지원으로 엑스플러스는 상장 폐지 위기에서 벗어난 것으로 보이지만, 엑스페릭스의 엑스플러스 매각 시계도 멈춰섰다. 엑스페릭스는 우선 엑스플러스 안정화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무리한 무증 역풍 맞은 엑스페릭스…잇단 자금 지원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엑스플러스는 지난 25일 대주주인 엑스페릭스로부터 ‘퍼플코퍼레이션’(지분 70%)과 ‘엑스에이엠’(100%)를 양수를 완료했다. 엑스플러스는 양수도 대가로 엑스페릭스에 156억원 규모의 4회차 CB를 발행했다.
엑스페릭스는 지난해부터 엑스플러스에 자금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위드윈투자조합80호에 50억원을 출자해 엑스플러스 유상증자(50억원)에 참여했으며, 엑스플러스에 대여한 27억원을 상계해 총 77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엑스페릭스가 엑스플러스에 연이어 자금 및 자산을 투입하게 된 배경에는 엑스페릭스가 추진한 경영권 매각 및 무상증자가 있다. 엑스플러스는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던 지난해 보통주 1주당 3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진행했다.
문제는 무상증자를 진행할 여력이 없는 회사가 무상증자를 진행했다는 점이다. 엑스플러스는 지난 2023년 약 37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여기에 영업외손익으로도 파생상품평가손실 약 47억원이 발생했다. 실제 돈이 빠져나간 것은 아니다. 다만 회계상 손실잡히면서 2022년 145억원이던 자기자본은 50억원으로 줄었다.
2023년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등으로 자본금이 늘어난 상황에서 무증으로 발행주식수가 4배 늘어나자 19억원이던 자본금은 76억원으로 급증했다. 자본금이 자기자본보다 커지면서 무상증자를 완료한 지난해 1분기 53.14% 자본잠식에 빠졌다.
엑시트용 무증 후 M&A 무산…상흔만 남은 엑스플러스
엑스플러스가 무리한 무상증자에 나섰던 배경에는 엑스페릭스와 재무적투자자(FI)들의 엑시트가 있다. 앞서 엑스페릭스는 지난 2023년 △니케1호투자조합 △유에스케이1호조합 △플러스나인1호조합 등 FI 3곳과 함께 엑스플러스를 인수했다. 무증을 고려한 주당 매입가는 810원이었다.
작년 2월 무증을 발표하면서 엑스플러스 주가는 급등했다. 1057원(무증 감안)이던 주가는 무증 발표 3일만에 2270원까지 오르며 114.76% 급등했다. 주가가 급등하자 FI들의 지분 매도가 이어졌고 엑스페릭스 역시 구주 매각 및 유증을 통한 경영권 매각 등 엑시트 계획을 세웠다. 당시 엑스페릭스의 엑스플러스 구주 매각가는 200억원으로 매각이 예정대로 완료됐다면 인수 6개월 만에 50억원의 차익을 볼 수 있었다.
다만 구주 매각 전 FI들의 지분매도로 주가가 급락했고 경영권 매각은 최종 철회됐다. 엑스플러스엔 상흔만 남았다. 227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지난해 400원대까지 떨어졌고, 자본잠식과 함께 경영권 매각 철회 등으로 불성실공시법인에도 지정됐다. 이후 구주 매각 없는 3자배정을 통한 경영권 매각을 시도했지만 모두 무산됐다.
엑스페릭스 입장에선 엑스플러스에 어떡해서든 자금과 자산을 투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미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으로 8점의 벌점을 부과받은데다, 자본잠식 해소를 위해서도 자금 투입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오르비텍에 엑스플러스를 매각하기 위해 진행한 105억원 규모의 유증도 결국 엑스페릭스가 떠안았다. 오르비텍의 납입이 이뤄지지 않자, 엑스플러스가 납입 규모를 77억원으로 줄이고 차입금 상계 등을 통해 납입을 완료했다.
엑스페릭스 자금 지원…"종속회사화 통해 정상화 집중"
엑스페릭스가 자금을 투입하며 자본잠식은 해소했지만, 재무 안정화를 위해선 추가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파악된다. 자산양수도 및 유증 완료 시점 엑스플러스의 자본금과 자기자본은 각각 89억원 110억원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3분기 엑스플러스의 누적 영업손실은 약 30억원이다.
엑스플러스 역시 지난해 5월부터 만기전 상환한 CB(28억원)와 BW(88억원)의 재매각을 통한 자금조달을 추진하고 있지만, 반년 넘게 자금납입이 지연되고 있는 중이다. 해당 CB와 BW의 전환가액은 1381원으로 엑스플러스 주가(28일 종가) 604원 대비 2배 이상 높은데다, 표면, 만기 이자율이 각각 0%, 1%에 불과해 투자 이점이 없다.
엑스페릭스는 엑스플러스 재매각에 나서기보단 종속회사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엑스플러스 4회차 CB 및 계열사 양수도를 통해 지배구조 변경과 종속회사화도 완료했다.
엑스페릭스 자회사였던 퍼플코퍼레이션과 엑스에이엠을 엑스플러스에 넘기면서 엑스플러스 지분을 추가로 확보한 것. ‘엑스페릭스→엑스에이엠·퍼플코퍼레이션’이던 기존 지배구조가 ‘엑스페릭스→엑스플러스→엑스에이엠·퍼플코퍼레이션’으로 변경됐고 엑스페리스의 엑스플러스 잠재지분율은 잠재 지분율은 36.27%에서 50.31%까지 늘어나게 됐다.
엑스페릭스 관계자는 “엑스플러스가 계열회사지만 지분율이 낮아 연결회사는 아니었다”면서 “지분율을 강화해 연결회사로 잡기 위해 자회사를 엑스플러스에 넘지고 CB를 받아 경영권을 강화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경영권 매각이 드랍된 이후로는 재매각보다는 안정화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동일 사업(모바일 액세서리)을 영위하는 퍼플코퍼레이션을 엑스플러스에 붙이는 것이 적합하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박준형 인사이트녹경 기자 insigh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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