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클린 온라인, 기업을 지키자!] (4)악성 게시글로 주가가 하락하고 투자유치도 실패

2025-06-24

기업의 성장은 단순히 좋은 실적과 기술력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특히 투자유치나 기업공개(IPO)를 앞둔 기업이라면 온라인 평판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온라인상 한 줄의 댓글이나 게시글이 기업의 가치를 좌우하는 상황이 빈번해졌기 때문이다.

P사는 지난해 12월, 한 투자사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할 계획이었다. 수개월간 공들여 준비한 투자 발표를 앞둔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에 봉착했다. 주요 증권 커뮤니티와 종목 토론방에서 'P사의 기술력이 과장됐다' '실제 매출이 부풀려졌다' 'P사가 언플한다' '주가가 조작됐다' 등 근거 없는 루머가 동시다발적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비슷한 시점에 유사한 논조의 글들이 여러 플랫폼에 동시에 나타나는 양상을 보였다.

그 결과 P사 주가는 불과 2주 만에 약 35% 하락했고 예정된 투자 계약은 무기한 연기됐다.

P사는 법무팀과 IT팀을 긴급 투입했으나 현실적 한계에 부딪혔다. 하루에도 수백 개씩 올라오는 게시물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분석하기에는 내부 인력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여러 플랫폼에 흩어진 게시물들의 연관성을 파악하고 증거를 체계적으로 수집하는 일은 전문성을 요구했다. 결국 P사는 전문업체를 통해 대응했다.

전문업체는 악성 계정·게시물들의 특징은 4가지로 분석했다. △다수의 계정이 투자 발표 임박 시점에 동일한 IP로 작성 △부정 게시물을 작성한 다수의 계정이 동일한 작성 패턴을 보임 △주요 활동 시간대가 일반적인 커뮤니티 활동과 달리 업무시간에 집중 △하나의 계정 당 짧은 시간 범위 내 과도하게 많은 게시물을 작성.

P사는 금융당국에 수사를 의뢰하고 관련 증거로 법적 대응한 결과 피해를 복구할 수 있었다.

전문업체 관계자는 “문제 있는 게시물이 감지됐을 때 가장 중요한 건 신속한 대응”이라며 “온라인 평판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곧 기업 경쟁력을 지키는 길”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투자자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금을 지급하는 일명 폰지사기(Ponzi scheme) 사칭으로 피해를 본 사례도 있다.

'C스타트업'은 기업 사칭 조직으로 인한 투자 사기 피해 게시물로 위기를 겪었다. C사는 투자유치 과정에서 'A인베스트먼트'와 접촉했다. 돌연 A인베스트먼트는 C사의 투자 여부에 '불확실한 답변'만을 내놓았다. 이유는 C사를 사칭한 한 투자 사기 사례 때문이었다. 투자 사기 조직은 C사가 투자유치가 용이한 '스타트업'인 점을 악용, 모 투자회사나 인베스트먼트에 투자금을 받아두고 잠적하는 일명 '폰지 사기'를 벌였다. 실제로 이 사기 조직에게 당해 'C사가 투자금을 가로챘다'며 호소하는 피해자 게시물도 나타났다.

C사는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해 즉시 전문업체에 의뢰했다. 전문업체는 C사를 사칭한 허위 게시물 및 피해 게시물을 찾아 신속하게 삭제했다. 또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발견한 증거 자료를 바탕으로 협업 로펌의 고소장 작성 작업을 지원했다. 부정적 게시물이 검색 결과 상단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신고(삭제) 작업도 진행했다. 이를 통해 C사는 평판 위기를 넘기고 투자 활동을 이어갔다.

윤대원 기자 yun197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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