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코젠·신풍제약·한미약품 등"전문경영으로 리스크 최소화…전사 차원 윤리경영 교육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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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기업이 '오너 리스크'에 잇달아 발목을 잡히고 있다.
업계가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 등으로 오너 경영의 맹점을 극복하고 전사 차원의 윤리 의식을 강화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 소재 기업 아미코젠[092040]은 26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신용철 회장을 사내이사에서 해임했다.
신 회장은 아미코젠 창업주다.
아미코젠은 "회사 경영 방침과 부합하지 않는 지속적인 이견으로 인해 (신 회장) 해임 건을 상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신 회장은 50억원 규모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피소된 사실이 알려졌다.
바이오 기업 비피도[238200] 인수로 유동성 위기를 초래한 점, 이차전지 소재 기업 광무를 전략적투자자(SI)로 유치하려던 점 등도 주주 신뢰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사법 리스크'에 직면한 오너 일가도 적지 않다.
신풍제약[019170]의 장원준 전 대표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관련 미공개 내부정보를 이용해 수백억 원의 손실을 회피한 혐의로 지난주 검찰에 고발됐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정례회의에서 신풍제약 실소유주이자 창업주 2세인 장 전 대표 등에 대해 자본시장법상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금지 위반으로 검찰 고발 조치를 의결했다.
증선위에 따르면 장 전 대표는 신약 개발 임상 결과와 관련된 내부정보를 이용해 369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회피했다.
오너 일가가 경영권 분쟁을 장기간 지속한 경우도 있다.
한미약품그룹 송영숙 회장 등 '4인 연합'과 임종윤 북경한미 동사장(이사회 의장)·임종훈 한미사이언스[008930] 전 대표 등 '형제 측'은 상속세 문제로 촉발된 경영권 다툼을 1년간 이어갔다.
이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를 통해 송 회장이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되는 등 분쟁은 4인 연합 측 승리로 일단락됐지만, 지난 1년 동안 주주을은 주가 하락 등 적지 않은 피해를 봤다.
한미사이언스 주가는 작년 10월 말 5만2천원 선에서 경영권 분쟁 심화 및 탄핵 정국 관련 증시 불안정 등 여파로 2만9천원 선까지 떨어졌다.
실적도 부진했다.
다툼이 한창이던 작년 3분기 연결 기준 한미약품[128940] 영업이익은 51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4% 감소했다.
한미사이언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37.2% 줄어든 224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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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기업의 주요 리스크 사례 중 하나로 오너 리스크를 지목했다.
보고서는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발생한 오너 리스크 종류는 오너의 사적인 일탈에서부터 공적 의사결정의 영역까지 다양하다"며 "전 국민 건강과 직결된 산업인 만큼 기타 분야보다 리스크 관리 필요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오너 리스크 해소를 위해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나라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 중 적지 않은 곳에서 오너 일가가 최대 주주로서 지분을 보유하고 사내이사로 선임돼 경영 활동에 관여하고 있다.
오너 기업의 경우 오너 개인의 행위가 기업 이미지나 실적에 타격을 줘 주주 피해가 커지는 경우가 많다.
역량 문제에도 직면하기 쉽다.
경험이 풍부한 전문경영인이 운영하는 기업에 비해 경영 능력에서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어서다.
잘못을 저질러도 경영권 박탈 가능성이 희박한 데다 마땅한 견제 장치가 적다는 점도 문제다.
글로벌 제약사 머크가 전문경영인 체제를 채택한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머크는 가족위원회와 파트너위원회 등 2개 위원회를 운영하는데, 가족위원회는 머크 가문 일원과 머크 사업 분야에 정통한 외부 전문가로 혼합해 파트너위원회 구성원을 선출한다.
이후 파트너위원회가 머크의 최고경영진을 선임하고, 최고경영인은 독자 경영을 추진하며 대주주의 감독을 받는다.
다만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이 근본적 해결책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너 경영이냐, 전문 경영이냐보다 이들 개인이 윤리 경영에 대한 의지를 갖췄는지 여부가 오너 리스크를 좌우할 것"이라며 경영진이 윤리 경영 방침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업계가 도덕적 해이 등에 대한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며 "이와 관련한 사내 교육을 체계적으로 진행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제약·바이오 분야에서는 ESG(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 경영에 대한 요구가 점차 증가할 것"이라며 오너 리스크 관리 역량이 기업 문화에 내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hanju@yna.co.kr(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