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석화 이은 3대…사재 털어 운영 ‘잡지의날’ 대통령 표창
적자 경영 속에서도 ‘질’ 유지…젊은 음악가에 악기 기부 선행도
“목표는 온라인 콘텐츠 보강·번역 서비스를 통한 콘텐츠 세계화”

공연예술 종합월간지 ‘객석’이 이달 501호 발간을 맞아 ‘재창간’을 선언했다. 1984년 3월 창간된 이후 41년간 발행된 ‘객석’은 클래식, 연극, 무용 등 다양한 분야 예술을 조명하며 대표적인 예술종합지로 자리매김했다. 수익성 악화로 한때 폐간이 논의되기도 했지만, 세 명의 발행인을 거치며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객석’의 3대 발행인이자 대표인 김기태씨는 올해로 객석을 맡은 지 12년이 됐다. 김 대표는 2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공연예술계에 헌신하는 마음으로 잡지 제작을 이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에는 ‘제60회 잡지의 날’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김 대표는 “창간부터 지금까지 초지일관 같은 자세로 해온 걸 높이 평가해준 것 같다”며 “적자를 감수하고서라도 깨끗한 운영이 되도록 노력 중이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가 2대 발행인인 배우 윤석화에게서 2013년 객석을 인수했을 당시 잡지의 연간 적자는 3억여원이었다. 3년만 견디면 흑자 전환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오산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클래식 공연을 주관해 얻었던 약간의 수입을 제외하곤, 잡지를 통해 벌어들인 돈은 없다시피 하다. 김 대표는 첫 3년 동안 사재 10억원을 동원해 적자를 메웠고, 현재도 연간 1억5000만원 정도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잡지의 질은 유지하려 애썼다고 한다. 그는 “잡지 원가를 줄이기 위해서는 기자를 덜 쓰거나 광고를 받아야 하지만 내용이 부실해지니 그럴 수 없었다”며 “고품질을 유지하면서도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독자에게 다가가려고 노력 중이다”라고 말했다.
사비로 고가의 악기를 구매해 젊은 음악가들에게 무상으로 빌려주기도 했다. 그는 “공연을 하기 위해서는 고가의 악기가 필요한데, 재능 있는 학생이 많은 것에 비해 기업들이 지원하는 악기 개수는 한계가 있어 안타까웠다”며 “바이올린, 첼로 등을 빌려줬던 학생들이 이제는 교수나 연주가로 활동하는 것을 보면 뿌듯하다”고 했다. ‘2014 파블로 키잘스 국제 첼로 콩쿠르’ 우승자인 문태국, ‘2016 센다이 국제 음악 콩쿠르’ 바이올린 부문 1위 장유진 등이 그가 빌려준 악기로 무대에 올랐다.
사업가 출신인 김 대표는 잡지, 그것도 예술 잡지와는 거리가 있었다고 했다. 그는 “2011년 대장암 말기를 진단받고 항암치료를 받으며 어떻게 살아갈지 고민했다”며 “아내의 친구인 윤석화씨 제안으로 인수하게 됐다. 클래식이나 음악에 대해 전혀 아는 바 없지만, 잡지 편집장 출신인 아내 덕분에 하나하나 배워가며 시작할 수 있었다”고 했다. 아내 이형옥씨는 ‘우먼센스’ 편집장을 지냈으며, 현재 ‘객석’의 편집인을 맡고 있다.
그는 이번 재창간 선언을 디지털 ‘객석’의 시작점이라고 했다. “요즘 시대에 가장 중요한 건 온라인 아카이빙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면에서 객석이 많이 늦었다고 생각한다”며 “온라인 콘텐츠 보강과 함께, 웹페이지 번역 서비스를 통한 콘텐츠 세계화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월간지만 보여줄 수 있는 깊이 있는 콘텐츠를 독자들에게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잡지를 통해 곳곳에 있는 예술가들을 발굴하고,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다시 젊은 학생들이 반면교사 할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신문같이 빠르지는 않아도 동기부여가 될 만큼의 깊은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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