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국공, 해외사업 수주 5000억 넘는데...수익률은 단 '1%'

2024-10-21

인천국제공항이 지난 15년간 수주액 기준으로 5000억원을 넘는 해외사업들을 따냈지만 정작 누적수익률은 채 1%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기업이었다면 사실상 사업성이 거의 없었던 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염태영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2010년~2024년 해외사업 현황' 자료에 따르면 인국공이 그동안 수주한 해외사업은 17개국에 총 37개 사업이다.

최초 수주는 지난 2009년 2월의 이라크 아르빌공항 운영지원 사업이었으며, 쿠웨이트공항 제4 터미널 위탁운영과 인도네시아 바탐공항 투자개발 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이렇게 수주한 해외사업의 총 규모는 4억 447만 달러(약 5553억원)에 달한다.

인국공 측은 제출자료에서 “해외공항 운영사업 참여를 통해 상업수익에 다소 편중된 공사의 비 항공수익 구조 다변화를 이루고 있다”며 “공사 전체 매출액 대비 해외사업 매출액 비중이 2018년 이전 0%대이던 것이 2021년에는 최대 5.5%까지 늘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 해외사업의 성과를 평가하는 핵심지표인 누적수익률은 지난 15년간 평균 0.98%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인국공이 추진해 온 해외사업의 수익률이 구체적으로 공개된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익명을 요구한 민간기업 관계자는 “기업 성격과 업종에 따라 다르겠지만 15년간 1%의 누적수익률이라면 사업성은 사실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국공의 이채우 해외사업처장은 “컨설팅 위주에서 위탁운영 및 투자개발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본격화한 2018년 이후부터는 수익률이 개선돼 최근 7년간 누적수익률은 4.9%대”라고 설명했다.

해외사업 수익에 대한 인국공의 회계처리 방식이 다소 모호하고 부실하다는 지적도 있다. 인국공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해외사업의 영업이익률은 평균 37.8%에 달한다.

개별 사업으로는 영업이익률이 최대 100%(러시아 하바롭스크공항 지분투자사업)에 달하는 경우도 있으며, 50%를 넘는 사업도 10여개나 된다. 그런데 누적수익률을 따지면 채 1%도 안 돼 다소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 처장은 “영업이익률은 사업 수주 뒤 매출액에서 해당 사업에 직접 투입된 인력의 인건비 등 직접경비만 제외하고 나온 수치”라며 “반면 수익률은 수주를 위해 투입된 비용과 수주 활동을 지원한 본사 인력의 경비 등 간접비를 다 포함해서 산출했다”고 밝혔다.

수주 활동에 든 비용과 인국공 본사의 해외사업본부에서 사용한 경비 등은 개별 사업의 이익률 산정에 넣지 않고, 전체 수익률 계산 때에만 포함했다는 의미다. 이 때문인지 영업이익률에서 손해로 기록된 사업은 단 2개에 그쳤다.

그러나 해외사업에 경험이 많은 한 엔지니어링사의 임원은 “인국공처럼 계산하면 대부분 기업도 영업이익이 크게 나올 수 있겠지만 이건 제대로 비용처리가 안 된 것”이라며 “직접 투입한 인건비 등만 계산하고, 나머지는 이익이라고 판단하면 안 되고 전체 투입비용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염태영 의원은 “15년간 누적수익률이 1%라는 건 사업성이 상당히 떨어진다는 의미”라며 “마구잡이식 해외사업보다는 수익률 향상 등 내실 있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염 의원은 “해외사업 관련 손익계산처리도 기준이 모호하고 불투명해 보인다”며 “명확한 기준을 세우고 이에 따른 회계처리를 통해 사업성을 보다 엄밀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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