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의 시베리아호랑이 ‘조셉’이 세상을 떠났다. 서울대공원의 시베리아호랑이가 폐사한 것은 올해만 3번째다.
26일 서울대공원은 “지난 25일 시베리아호랑이 ‘조셉’이 우리 곁을 떠났다”고 밝혔다.
대공원 측은 “지난 2월부터 소변 색이 평소와 다르고 간헐적으로 연변이 관찰돼 치료를 받았다”며 “건강을 회복했지만 11월부터 비슷한 증상이 재발됐고 집중 치료에도 회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점차 섭이량과 활동성이 현저하게 떨어져 19일부터는 대부분의 식이를 절폐했다”며 “정밀 검진 결과 간담도계 기능이 극도로 저하된 상태였고 25일 저녁 수액 처치를 시도하는 도중 쇼크 증상으로 우리 곁을 떠났다”고 설명했다.
부검 결과 사인은 황달 등의 간담도계 질환으로 인한 것으로 나왔다. 대공원은 “그동안 조셉에게 애정과 관심을 보여주셨던 모든 분들에게 진심을 담아 감사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조셉의 갑작스런 폐사에 사육사를 비롯한 동물원 직원들도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대공원 측은 “부디 천국에서 편히 쉬렴! 좋은 추억을 많이 남겨줘서 고맙다”며 “너에게도 행복했던 기억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추모 공간은 동물원의 남미관 뒤편 동물위령비가 있는 장소에 마련됐다. 서울대공원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추모도 가능하다. 추모 기간은 다음 달 3일까지다.
조셉은 지난 2017년 체코 즐린동물원과의 동물교류를 통해 서울대공원으로 오게 됐다. 현재 서울대공원에서 사육 중인 호랑이 ‘백두’, ‘한라’, ‘금강’의 아빠기도 하다. 대공원 측은 조셉에 대해 “모델 같은 외형과 다부진 몸집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며 “도도하지만 암컷 호랑이인 펜자에게만큼은 다정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회상했다.
조셉의 죽음으로 서울대공원에서 세상을 떠난 시베리아 호랑이는 올해만 벌써 3마리다. 지난 2월 ‘아름’이가, 지난 4월에는 ‘태백’이가 폐사했다.
태백이의 사인도 조셉처럼 간담도계 질환이었다. 건강이 악화되다가 먹이를 거부하는 등 죽기 전의 상태 변화까지 비슷하다. 서울대공원은 태백이의 죽음 이후 외부 기관을 통해 시베리아호랑이 연쇄 폐사 원인을 조사하던 중이었다. 조셉도 비슷한 원인으로 폐사하자 시름이 더 커졌다.
지난 2019년부터 5년간 폐사한 시베리아호랑이는 14마리에 달한다. 이 중 시베리아호랑이의 평균 수명인 15세를 채운 호랑이는 2마리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질병이나 사고로 사망했다. 주로 열사병, 범백형구감소증, 만성간염으로 인한 간부전 등이었다.
이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시의회 유만희 의원(국민의힘)은 지난 7일 서울대공원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서울대공원이 AZA인증(미국동물원수족관협회 인증 기준)을 받았지만 그에 합당하게 동물관리를 하고 있는지 의문스럽다"며 "같은 AZA인증을 받은 에버랜드의 경우 최근 5년 동일 기간 호랑이 폐사 건수가 1마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최홍연 서울대공원장은 당시 "호랑이를 비롯한 멸종위기종 동물에 대한 전담 관리 인력을 늘리고 건강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답변했다.
시베리아호랑이는 멸종위기 1급 동물로 백두산호랑이, 한국호랑이도 시베리아호랑이에 속한다. 과거 한반도에서 실제로 서식했지만 한국에서는 멸종됐다. 현재 백두산 근처에 몇 마리가 야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조셉은 세계동물원수족관협회(WAZA)가 관리하는 국제 호랑이 혈통서(International tiger studbook)에 등록된 순수혈통 시베리아호랑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