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가 만났습니다]이윤석 GS비즈플 대표, “고객 성장 돕는 'Custom SaaS'로 B2B 플랫폼 1위 도약”

2025-12-11

대화 내내 기술적인 자신감과 고객을 향한 진정성이 묻어났다. 전체 임직원의 87%가 엔지니어인 조직을 이끄는 수장답게 복잡한 기술적 이슈를 명쾌한 비즈니스 언어로 풀어냈다.

안정적인 대형 IT 서비스 기업의 울타리를 벗어나 거친 야생인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두려움보다는 확신에 차 있었다. 단순히 소프트웨어(SW)를 파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성장을 함께하는 파트너가 되겠다는 신념이 확고했다.

이윤석 GS비즈플 대표는 현재의 기업용 SW 시장을 '양극화된 시장'으로 진단했다. 경직된 패키지 SW는 고객의 고유한 업무 프로세스를 담아내지 못하고, 대형 시스템통합(SI) 구축 방식은 막대한 비용 탓에 중견·강소기업이 접근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대표가 제시한 해법은 바로 '커스텀(Custom) SaaS'다. 그는 맞춤형 SI의 강점과 구독형 SaaS의 편의성을 결합한 이 하이브리드 모델이 기업의 페인 포인트를 해결할 열쇠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GS비즈플은 출범 1년 만에 매출 200억원을 돌파하고 월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하며 이 전략이 유효함을 시장에 입증했다.

이 대표는 “공급자 중심의 효율성보다는 고객의 편의가 최우선”이라며 “고객의 성장 주기에 맞춰 필요한 기능을 유연하게 제공하고 확장해 나가는 것이 진정한 기업 간 거래(B2B) 플랫폼의 역할”이라고 역설했다.

이 대표를 만나 GS비즈플이 그리는 B2B 플랫폼의 미래와 구체적인 실행 전략을 들어봤다.

대담=안호천 SW산업부장

-독립 법인 출범 1주년을 맞았다. 안정적인 기반을 떠나 홀로서기를 택한 이유와 성과는.

▲GS ITM의 SaaS 사업부에서 독립해 GS비즈플로 출범한 지 1년이 지났다. 독립을 택한 가장 큰 전략적 이유는 B2B SaaS 시장에서 전문성을 분리해 시장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함이었다. 안정적인 대형 SI 울타리를 벗어나 독자적인 색깔을 내고자 했다.

출범 첫해인 2025년 경영 성과는 고무적이다. 매출액 200억원을 달성했고, 지난 11월에는 월 손익분기점(BEP)을 넘어섰다. 이는 2024년 매출액 140억원 대비 42%나 성장한 수치다. 양적 성장뿐만 아니라 질적 성장의 기반을 마련한 한 해라고 자평한다.

특히 인사관리(HR), 티켓, IT 서비스 관리(ITSM), 물류 등 다양한 'Custom SaaS' 서비스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인천공항공사 HR 시스템 구축이나 우리은행 티켓 플랫폼 수주 등 굵직한 사업을 따내며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Custom SaaS'라는 개념이 흥미롭다. 기존 방식과 무엇이 다른가.

▲우리가 지향하는 Custom SaaS는 맞춤형 SI의 유연함과 표준 구독형 SaaS의 효율성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타깃은 매출 100억원에서 2조원 사이의 중견·강소기업이다. 이들은 패키지 SW로는 만족할 수 없는 복잡한 니즈를 갖고 있지만, 대형 SI를 구축하기에는 비용 부담이 크다.

기존 플랫폼 사업자들은 하나의 서비스를 잘 만들어 다수에게 공급하는 '공급자 중심의 효율성'을 추구한다.

반면에 우리는 효율성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고객 만족'을 최우선에 둔다. 고객에게 제공하는 이점은 명확하다. 초기 막대한 장비 투자 비용(CAPEX)이 드는 온프레미스 방식 대신, 저렴한 초기 비용과 월정액 구독 모델(OPEX)을 통해 예측 가능한 비용 관리를 돕는다.

또한 표준 SaaS가 해결해주지 못하는 레거시 시스템 연동, UI/UX 커스터마이징 등 고객 고유의 업무 프로세스를 반영해 기능적 제약을 해소해준다.

-단순 소프트웨어 공급을 넘어 '넘버원 B2B 플랫폼'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업무 환경과 사업 운영을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이 목표다. 현재 기업용 솔루션 시장은 지나치게 파편화돼 있다. 이를 'U.STRA(유스트라)'라는 브랜드 아래 하나로 연결하려 한다.

업무 환경 측면에서는 U.STRA HR과 그룹웨어(WORKS)를 중심으로 내부 효율화를 지원한다. 특히 국내 소수 기업만 보유한 'HR+그룹웨어+ERP' 통합 연계 역량을 통해 중견기업의 복잡한 통합 니즈를 해결하고 있다.

사업 운영 측면에서는 전자세금계산서, 티켓, ITSM, 풀필먼트 등 전문 솔루션을 제공한다. 내년 초 출시될 'AX Workplace(AWP)'는 이 모든 서비스를 AI 기반으로 긴밀하게 연동해 상품 경쟁력을 한 차원 높일 것이다. 주제가 다양해 어려움도 있지만, '연결하고 통합해 쓴다'는 브랜드 철학을 지키며 대한민국 대표 B2B 플랫폼으로 나아가겠다.

-HR 솔루션 시장 경쟁이 치열하다. 기존 ERP 고객을 어떻게 윈백할 계획인가.

▲주 52시간제 등 노동 환경 변화로 HR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기존 ERP 기반 인사 시스템은 무겁고 경직돼 있어 최신 트렌드를 따라가기 힘들다. 우리의 핵심 전략은 역시 Custom SaaS다. 직원 수가 100명만 넘어도 기업마다 고유한 커스텀 니즈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우리는 저렴한 커스텀 비용으로 SI의 장점을 살리면서 구독료 기반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 규모와 특성에 따라 SaaS형, 구축형 등 도입 옵션도 유연하게 제시한다.

HR Lab의 연구 개발 역량과 전문 인력을 통해 고객사 프로세스를 정확히 반영하는 것도 강점이다. 현재는 맞춤형에 집중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여기서 쌓인 역량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대기업도 쓸 수 있는 완전한 표준화 SaaS에 도전할 계획이다. 남들이 표준화에서 시작할 때 우리는 역으로 접근해 완성도를 높이는 전략이다.

-AI 기술의 내재화와 실제 적용 현황은 어떤가.

▲향후 20년은 AI와 SaaS가 결합된 생산성 혁신(AX)의 시대가 될 것이다. GS비즈플은 AI를 모든 서비스의 근간으로 삼고 있다. 현재 대화형 AI 챗봇 'U.STRA 도로시'는 다양한 기업의 HR, ITSM 서비스에 연계되어 사용자의 질문 의도를 파악하고 적절한 답변을 제공한다.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비즈니스 어시스턴트인 'U.STRA 위즈'는 내년 초 출시되는 AWP에 탑재돼 RFP 분석, 회의록과 보고서 작성 등 다양한 에이전트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입사 지원서를 자동 인식하는 PDF 파서, 딥러닝으로 구성원의 몰입도 저하를 감지해 케어를 돕는 '퇴사 예측 서비스' 등 실질적인 업무 효율을 높이는 AI 기능들이 이미 고객사 현장에서 입증되고 있다.

-티켓이나 물류 같은 버티컬 솔루션은 성격이 조금 다른데, 함께 공략하는 이유는.

▲범용 솔루션 외에 버티컬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는 것은 B2B 플랫폼으로서 확장성 때문이다. 티켓이나 물류 같은 전문 솔루션은 공연, 스포츠, 이커머스 등 특정 산업 분야에서 초기 고객을 확보하는 '진입 상품' 역할을 한다. 이를 기반으로 HR이나 ITSM 같은 다른 서비스로 교차 판매를 유도할 수 있다.

또한 구축 사업 종료 후 운영 사업으로 전환해 안정적인 구독 수익(ARR)을 확보하는 데도 기여한다.

U.STRA TICKET은 우리은행 등 대형 레퍼런스를 확보했고, 향후 한류 성장과 함께 글로벌 플랫폼으로 도약을 준비 중이다.

U.STRA LOGIS는 유통·커머스 기업의 고질적인 문제인 판매와 재고의 불일치를 해결해주는 지능형 풀필먼트 플랫폼으로, 인원 증가 없이 물류 효율을 극대화한 성공 사례를 만들어내고 있다.

-ITSM 수요 증가에 따른 대응 전략은.

▲최근 내부회계관리제도 강화로 IT 통제에 대한 기업들의 고민이 깊다. 'U.STRA ITSM'은 GS인증 1등급을 획득한 검증된 솔루션이다. 복잡한 정보기술 일반통제(ITGC) 대응을 위해 역할과 책임을 분리하고 이력을 관리하는 기반을 제공한다.

특히 깃랩, 젠킨스 등과 연동돼 요청부터 배포까지 모든 증적 자료를 관리할 수 있어 내부 통제가 용이하다. 여기에 알림톡 기능과 AI 챗봇 도로시를 결합해 편의성을 높였다. 최근에는 고객에게 B2B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체계적인 서비스 관리를 위해 우리 솔루션을 많이 찾고 있다.

-임직원 87%가 엔지니어다. R&D 중심 조직을 고집하는 이유는.

▲B2C 서비스는 무료로 모객 후 부분 유료화를 하지만, B2B 고객은 처음부터 비용을 지불하는 유료 고객이다. 때문에 '편리함'과 '효율성'이라는 핵심 가치를 반드시 전달해야 한다. 내가 상상해서 만드는 서비스가 아니라, 고객의 니즈를 철저히 맞추고 기능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 나의 R&D 철학이다.

'바꿔주는 게 무슨 SaaS냐'는 지적도 있지만, 그건 고정관념이다. 고객이 편리하게 활용하고 성장 주기에 맞춰 오랫동안 쓸 수 있다면 그것이 진정한 SW 서비스다. 엔지니어 중심 조직은 이러한 고객의 까다로운 요구를 기술적으로 구현해내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화려한 기술보다는 고객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시나리오 중심의 개발을 지속할 것이다.

-모회사 GS ITM과 시너지는 어떻게 내고 있나.

▲GS ITM은 대규모 인프라와 SI, ERP에 강점이 있고, 우리는 민첩한 Custom SaaS에 집중한다. 이 둘의 결합은 강력한 시너지를 낸다. 올해 인천공항공사나 우리은행 사업 수주가 그 증거다. GS ITM의 SI 역량과 우리의 솔루션 역량을 연계해 고객에게 '통합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SAP 골드파트너인 모회사의 역량에 맞춰, SAP 클라우드 ERP에 우리의 물류 솔루션을 연동하는 등 'SAP 사이드 바이 사이드(여러 버전이나 구성 요소를 동시에 실행·연동)' 전략도 강화하고 있다.

앞으로는 기존 고객 대상의 크로스 셀링(끼워팔기)을 통해 영업 레버리지를 본격화하고, SI 현장에서 얻은 베스트 프랙티스를 SaaS로 전환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싸이월드, 네이트온 등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플랫폼부터 하우저 같은 스타트업까지 다양한 플랫폼 성장 경험을 쌓아왔다. 이제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20년간 전 세계적으로 일어날 B2B 생산성 혁신에 기여하고 싶다.

개인적인 꿈은 'Custom SaaS'라는 새로운 모델을 시장에 안착시켜 GS비즈플을 명실상부한 국내 넘버원 B2B 플랫폼 기업으로 만드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2026년 매출 250억원, 2029년에는 매출 600억원과 기업가치 3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좋은 동료들과 함께 IT의 다양한 시도를 멈추지 않는, 즐겁고 끊임없이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어가겠다.

◇이윤석 대표는...

싸이월드, 네이트온, 네오위즈 등 국내 대표 B2C 플랫폼과 콘텐츠 서비스 조직에서 성장 경험을 쌓았다. 이후 물류 플랫폼 스타트업 하우저의 초기 멤버로 합류해 영업, 마케팅, 투자 유치 등을 주도하며 회사를 키워냈다. 현재 GS비즈플의 초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GS비즈플은 2024년 10월 GS ITM에서 물적 분할해 설립된 B2B SaaS 전문 기업이다. '연결'과 '통합'을 핵심 가치로 하는 브랜드 'U.STRA'를 통해 HR, 그룹웨어, 티켓, 물류 등 다양한 분야의 솔루션을 제공하며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돕고 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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