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압에서도 안전한 고체수소 저장 시스템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기능성소재부품그룹 박형기·나태욱 수석연구원 공동 연구팀이 수소저장합금 원천 성분계를 개발하고 개발된 소재를 활용해 고체수소 저장 모듈을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수소는 에너지 밀도가 낮아 기체 상태로 운송할 경우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고압으로 압축한 뒤 튜브 트레일러로 옮기는 고압수소 방식이 가장 흔히 쓰인다. 그러나 고압수소 방식으로 운송할 수 있는 수소의 양 역시 제한적인데다 안전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보다 효율적인 저장기술이 요구되고 있다.
고체수소 저장기술은 고압 수소 대비 낮은 압력에서도 높은 부피 저장 밀도를 갖는 장점이 있으나 합금 조성 설계, 흡착·방출 성능 최적화 기술 개발에 어려움이 따른다.
수소저장합금은 수소를 흡수해 고체 상태로 저장할 수 있는 소재로 시스템 기준 1㎥ 당 약 50㎏의 수소 저장이 가능한 부피저장밀도를 갖고 있다.
연구팀은 수소저장합금의 수소 흡·방출 압력을 사용처에 따라 정밀하게 제어하는 방식으로 최적의 합금 성분계를 설계하는 플랫폼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설계된 합금은 10기압 이하의 저압에서도 별도의 압축이나 냉각 없이 상온에서 수소를 저장할 수 있다.
연구팀은 개발된 소재 및 시스템 실증을 위해 하이드로켐과 협력해 수소저장합금 300㎏이 장입된 고체수소 저장 모듈을 개발했다.
하이드로켐은 수소 관련 소재 및 촉매 제조 전문기업으로, 수소 센서와 수소 제거 장치를 연계해 고체수소 저장 모듈을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
개발된 모듈은 별도의 압축이나 냉각 없이 10기압 이하의 환경에서 수소 5.6㎏ 저장이 가능해 액화수소와 유사한 저장 밀도를 구현했고 충전과 방출 과정에서도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박형기 수석연구원은 “개발된 성과를 기반으로 ㈜하이드로켐과 협력해 고체수소 저장 모듈을 대형화하는 후속 연구를 추진 중”이라며 “도심이나 발전소 등에서 대량의 수소를 안전하게 저장할 수 있는 핵심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이드로켐 서병한 대표는 “고체수소저장 모듈 대형화에 적합한 수소 센서와 수소 안전장치를 개발하고 수소 저장합금의 재생 및 내구성 향상을 위해 생기원과 긴밀히 협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