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빨대 생산공장- ㈜서일 설립 창업주
한국, 美·中 등 해외 5개국서 8개 공장 운영
품질 고급화 경쟁 우위...세계시장 20~25% 차지

세계 최대의 빨대 생산 업체는 한국의 강소기업 ‘㈜서일’이다. 1979년 설립된 서일은 종이·바이오 소재로 만든 친환경 빨대 분야의 글로벌 리더다.
서일을 창립한 김종인 회장(88)은 황해도 개성시 출신으로 6·25 전쟁 때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로 피난을 온 뒤 제주에서 세화중과 오현고를 졸업했다. 제주가 제2의 고향이다.
김 회장은 학비가 없어 대학을 중퇴하고, 군복무를 마친 후 부동산 중개업을 시작으로 주택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주택사업이 성장하자 아파트로 사업을 확대하려고 했으나 대기업 횡포로 고배를 마셔야 했다. 빨대 사업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김 회장은 “정부가 강력하게 수출드라이브 정책을 펴는 것을 보고, 빨대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일을 창립한 후 해외시장을 답사하면서 음료팩에 붙어 있는 일자 플라스틱 빨대가 불편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3년 동안의 연구·개발 노력 끝에 구부러지는 U자형 빨대를 출시하게 된다.
해외시장에서 U자형 빨대에 대한 반응은 좋았으나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이 걸림돌이 됐다.
김 회장은 이탈리아의 유명 음료업체에 U자형 빨대를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해줄 테니 시험 삼아 부착해 볼 것을 권유했고, 그 후 일자 빨대와 U자형 빨대의 차별성이 크게 드러나면서 U자형 빨대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김 회장은 “1984년부터 1989년까지 세계 각국의 음료업체들이 경쟁적으로 U자형 빨대 공급을 요청, 즐거운 비명을 지를 정도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김 회장은 U자형 빨대가 전 세계 음료시장에서 각광을 받음에 따라 1989년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1994년 중국에 이어 미국, 튀르키예(터키) 등지에 공장을 건립, 세계 시장의 생산거점으로 삼았다. 중국과 인도네시아, 튀르키예는 내수시장도 크다보니 공장을 2개씩 운영하고 있고, 모로코에도 현지 공장을 건설 중이다.
김 회장은 “값싼 발대는 엄청 많고, 가격으로 경쟁하다보면 모두가 망한다”며 “서일은 가격이 다소 비싸지만 품질 고급화와 정확한 공급 시스템으로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세계 빨대 시장의 20~25%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서일은 한국과 해외 5개국에 8개 공장을 가동 중이고. 영국·일본에는 영업소를 두고 있다. 직원 수는 1800여 명, 매출액은 연 2억 달러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