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단위 엑시트 자금으로 싱글패밀리오피스 설립

2025-10-20

지난해 저가 프랜차이즈 컴포즈커피를 4600억 원에 필리핀 졸리비푸드에 매각한 양재석 대표는 대금을 받자마자 패밀리오피스를 설립했다. 2023년 일진머티리얼즈를 롯데그룹에 2조 7000억 원에 매각한 허재명 전 대표 역시 ‘컴퍼니에이치’를 설립해 약 2조 원을 운용 중이다. 허 전 대표는 NH투자증권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인수금융,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기업금융(IB) 딜에 공동 참여하면서 프라이빗 딜 기회를 넓히고 있다.

이처럼 기업 매각으로 수천 억 원에서 조 단위 현금을 확보한 오너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개인 자금을 직접 운용하는 싱글패밀리오피스(SFO) 시장에 발을 들이는 모습이다. 증권사가 운영하는 멀티패밀리오피스(MFO)가 여러 자산가의 자산을 묶어 관리하는 구조라면, 싱글패밀리오피스(SFO)는 한 가문의 자산만 전문적으로 굴린다.

고액자산가들이 개인 패밀리오피스를 설립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만의 투자 성향에 맞춰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기 위해서다. 은행 금리에 만족하지 못하는 이들은 직접 운용조직을 만들어 투자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국내 최초의 패밀리오피스는 에이티넘파트너스다. 봉제인형 회사로 출발해 2008년 케이블 방송사 씨앤앰을 매각한 이민주 회장이 1조 5000억 원을 관리하기 위해 세운 조직이다. 에이티넘파트너스는 지난해 15건의 스타트업 투자를 성사시켰다.

대표적으로 성담과 교원인베스트는 해외 블라인드 펀드에도 출자하는 SFO로 꼽힌다. 이들은 글로벌 사모펀드(PEF)와 벤처캐피털(VC)에 직접 투자하며, 부동산·대체투자 비중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국내에서 확보한 유동성을 해외 운용사와 연계해 자산 분산과 세제 효율을 동시에 추구하는 구조다.

국내 최대 천일염 생산업체였던 화성사가 모태였던 성담은 1990년대 중반 염업을 접고 보유 염전을 개발하면서 부동산업으로 확장했다. 현재는 투자·임대·골프사업부를 두고 대주주 일가의 자산을 통합 관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패밀리오피스로 자리잡았다. 교원인베스트는 장평순 교원그룹 회장이 설립한 투자회사로, 그룹의 잉여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한다는 명분 아래 사실상 개인 패밀리오피스 역할을 하고 있다. 이상록 전 카버코리아 회장 역시 회사를 유니레버에 1조 원에 매각한 뒤 패밀리오피스 ‘너브’를 세워 문화·콘텐츠·핀테크 분야로 투자 영역을 확장했다. 김대영 보라티알 회장은 ‘우윤파트너스’를 설립해 여의도 등 핵심지 부동산을 인수하며 투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