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도입 재점화…"벤처·스타트업에 절실"

2025-09-10

국민의힘이 10일 윤석열 정부에서 추진했으나 더불어민주당과 노동계의 반발로 무산된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주52시간제 예외) 재추진을 위한 정책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과 당 정책위원회,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민의힘 의원들이 공동 주최한 ‘벤처·스타트업 혁신을 위한 근로시간제도 유연화 정책 간담회’에서 현행 주52시간제가 벤처·스타트업의 혁신과 경쟁력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김 의원은 “실리콘밸리 AI 스타트업에는 ‘주70시간 이상 몰입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채용공고까지 등장하지만 우리 스타트업은 주52시간제라는 제도적 틀에 묶여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고 짚었다.

김 의원은 지난 6월 연구개발(R&D)직과 일정 고소득 전문직에 대해 주52시간제 예외를 적용하고 연장근로 총량을 유연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간담회에 참석한 전문가 및 업계 관계자들도 근로시간제도 유연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행 주52시간제가 벤처·스타트업의 프로젝트 중심 업무 방식을 반영하지 못해 현장의 어려움이 크다”며 “연장근로 단위기간 확대, 유연근무제 활성화, R&D 핵심 인력에 대한 ‘한국형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도입 등 실질적이고 탄력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기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도 “우리 스타트업은 제품과 기술만이 아니라 인재 채용에서도 글로벌 시장과 경쟁해야 하는데 현재 한국의 노동시장은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은 환경이 되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기업 경쟁력은 물론 우수 인재 유치에서도 뒤처질 수밖에 없고 결국 기업과 인재 양면에서 경쟁력을 갉아먹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벤처·스타트업 개발자들이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전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들은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기술과 도구가 등장하는 만큼 끊임없는 연구와 학습이 필수적”이라며 “현행 주52시간제 때문에 회사에서 하지 못한 일을 집에서 무보수로 이어가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근로시간 유연화와 예외 적용은 기업만이 아니라 근로자를 위한 제도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은 지난해 윤석열 정부 당시 여당이었던 국민의힘이 반도체 특별법 입법을 통해 추진했으나 다수 의석을 점한 민주당과 노동계의 반발로 무산됐다. 다만 이날 정부 측이 업종별 근로시간제도 개선 필요성을 인정하면서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도입 논의가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준호 중소벤처기업부 인력정책과장은 “제조업과 스타트업 근로 환경은 전혀 다르다”며 “업종별 차이를 반영한 제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진선 고용노동부 임금근로시간정책과장도 “근로자 건강 보호를 전제로 업종과 직종 특성을 반영한 다양한 유연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연구개발직 현실에 맞는 제도 개선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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