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확대' 노 젓는 한화시스템···현금 곳간 메말라도 직진

2025-11-26

한화시스템의 공격적인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곳간에 두둑이 쌓였던 현금뭉치는 빠르게 사라지고 있지만, 투자 전략은 오히려 속도를 내고 있다.

Quick Point!

한화시스템, 현금 감소에도 공격적 투자 지속

방산 호황과 글로벌 확장에 집중

재무 부담 커지지만 투자 속도 높임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의 현금성자산은 4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 유상증자 및 사업소득을 통해 총 1조6460억원의 현금을 채웠지만 올해 3분기말 남은 현금은 2438억원 수준이다. 그러는 사이 2022년 1조398억원의 순현금 상태였던 재무구조는 지난해 1544억원으로 순차입으로 전환되더니 올해 3분기말 기준 7920억원까지 증가했다.

올해 3분기 기준 한화시스템의 부채 총계는 4조7123억원이다. 지난해 말 3조3076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3개월 만에 1조4000억원 이상이 늘어난 것이다. 차입금과 부채가 늘어나자 올해 9월 말 기준 이자비용은 194억원으로,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한화오션 편입 이후 공격적 행보···추가 대규모 투자 예고

한화시스템에 본격적인 변화의 흐름이 감지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23년 한화오션의 한화그룹 편입부터다. 한화오션 인수에 9120억원을 투입한 한화시스템은 이를 기점으로 방산 호황과 맞물려 글로벌 외연 확장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미국 필리조선소 인수가 대표적이다. 한화시스템(지분율 60%)과 한화오션(40%)은 지난 12월 약 1억 달러(약 1467억원)를 투자해 필리조선소를 인수했다. 이어 50억 달러(약 7조3295억원)를 추가 투자를 예고한 상태다.

올해 3월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함께 호주 조선업체 오스탈의 지분 매입에도 나섰다. 약 2996억원을 들여 지분율을 20%(2억 9000만주)로 끌어올리며 2대 주주에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여기에 지난 24일 공시를 통해 5168억원을 투입해 미국 자회사 지분을 추가 매입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확보한 현금은 신설 법인인 한화디펜스앤에너지에 출자된다. 한화디펜스앤에너지로 모인 자금은 나중에 한화퓨처프루프를 통해 여러 분야에 투자될 예정이다.

한화시스템은 미국 투자회사 한화퓨처프루프에도 새롭게 참여하게 됐다. 기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솔루션이 각각 50%씩 보유하던 지분은 이번 조정으로 한화솔루션 지분이 12.5%로 축소되고, 한화오션(18.75%)과 한화시스템(18.75%)이 새로운 주주로 등재됐다.

이를 통해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핵심 거점인 필리조선소 지분을 나눠 갖고 있는 한화시스템의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기회에 미국 해운 사업 진출도 타진한다는 계획이다.

시장 선점에 '방점'···순차입 확대에도 높은 신용등급 비결은?

글로벌 기반을 다지는 한화시스템은 재무 부담 속에서도 공격적인 자금 조달로 투자 고삐를 조이고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공모 회사채 시장에 등장한 한화시스템은 지난달에도 4000억원을 조달했다. 지난달 수요예측에는 1조6000억원이 몰릴 정도로 시장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한화시스템의 공격적인 투자에는 단기 유동성 압박보다 '기회 선점'에 방점을 찍겠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금 고갈 우려가 단기적 부담이라면, 시장 패권을 놓치는 것은 장기적 손실이라는 판단이다.

일각에서는 몇 년간 공격적으로 집행해온 선행 투자 전략이 성장 기반을 넓히는 방향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신용평가사들은 순차입 전환에도 불구하고 한화시스템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상향조정하기도 했다.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한화시스템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AA-(긍정적)'에서 'AA(안정적)'로 상향 조정했다.

나신평은 "방산부문 수요 확대 등에 따라 외형 확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영업수익성은 우수한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라며 "만기도래 차입금 상당 부분이 재조달 가능한 구조이며 영업에서 창출되는 현금이 금융비용과 투자집행 부담을 상회하는 점도 유동성 안정성 판단의 근거"라고 설명했다.

이는 곧 한화시스템의 선행 투자 확대가 단기적으로는 순현금을 소진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방산부문의 성장이 지속됨에 따라 현금 창출 능력이 확보됐다는 점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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