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유럽은 인터넷을 잃었다."
벨기에의 사이버 보안 수장이 미국에 대한 유럽의 심각한 디지털 인프라 의존을 경고했다. 유럽은 현재 사이버 보안 분야에서 홀로서기가 거의 불가능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미겔 데 브루이커 벨기에사이버보안센터(CCB) 소장은 2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미국 기업들이 디지털 인프라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데이터를 전적으로 유럽 내에 저장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CCB는 벨기에 총리실 직속의 사이버 보안 담당기관이다. 지난 2014년 10월 벨기에 국왕 칙령에 의해 공식 설립됐다.
그는 "솔직히 말해서 유럽은 클라우드 전체를 잃었고 인터넷도 잃었다"며 "내 정보가 100% 유럽연합(EU) 역내에 보관되기를 기대한다면 그건 단지 꿈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FT는 "벨기에는 EU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본부가 있는 국가"라며 "이 나라는 러시아가 배후에 있다고 추정되는 각종 하이브리드 공격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벨기에는 2025년의 경우 며칠 동안 계속되는 디도스 공격을 다섯 차례 받았다고 한다. 데 브루이커 소장은 "이러한 사이버 공격은 일반적으로 하루 최대 20개 기관을 표적으로 삼는다"며 "그 배후에는 대개 러시아 해커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의 사이버 방어는 대부분이 미국 기업인 '민간 기업'의 협력에 의존하고 있다"며 "사이버 공간에서는 모든 것이 상업적이며, 모든 것이 사유 재산"이라고 했다.
이어 "클라우드 컴퓨팅과 인공지능 기술은 작금의 유럽 국가들을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방어하는데 필수적인데, 이들을 포함해서 유럽은 미국과 다른 나라에서 주도되고 있는 핵심 신기술을 놓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EU의 인공지능(AI) 관련 법 제정 등이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의 개발과 혁신을 막고 있다"며 "유럽이 혁신과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자체적인 역량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EU 각국 정부들이 클라우드 컴퓨팅이나 디지털 신원 확인 기술과 같은 분야에서 규모 확대를 위한 민간 주도 사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유럽 국가들이 공동으로 항공기 제조업체 에어버스를 설립했던 것처럼 사이버 영역에서도 EU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그는 "디지털 영역에서 주권이 우리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EU 차원에서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