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피지컬AI 생태계 조사 제대로 하자

2025-08-17

정부가 인공지능(AI)·로봇·제조혁신 등 미래 융합 핵심분야인 피지컬AI 생태계 전면 조사에 나선 것은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다. 다른 경쟁국에 비해 한 발 더 빨리 움직였으면 하는 아쉬움 또한 없지 않지만 새정부 출범 등 시기적 조건을 감안하면, 더 늦지 않은 게 다행이다.

정부와 지원 기관인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은 피지컬AI 산업 구조와 현 기술 수준, 중단기 요구 사항 등을 종합적으로 진단해 국가 차원의 지원·육성 전략을 마련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당장, 피지컬AI 관련 △산업적 정의와 핵심 필요 기술 정립 △국내외 시장 및 주요국 정책·전략 비교 △가치사슬 기반 기술 수준에 대한 객관적 평가 △제조·물류 등 주요 응용 산업 수요 조사 △글로벌 선진 기업 벤치마킹 방안 등을 수립하게 된다.

조사 목표를 보면, 현재 우리나라 피지컬AI가 나아가야할 방향이 개념에서부터 기술수준, 융복합화 과제 등까지 망라됐다. 이는 우리가 기술과 상용화 수준에서 확연히 앞서 있지도, 그렇다고 완전히 뒤처져 있지도 않은 범 2위권의 고심이 읽힌다.

전문가들은 2위권에서 선두권으로 진입할 수 있는 전략을 두 가지로 꼽는다. 현재의 상황, 기초체력 등을 면밀히 따져 격차를 극복할 수 있는 나만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것이 첫째이고, 둘째는 선도권이 역량을 펴지 못하는 분야나 코스를 파고드는 것이다.

이번 조사를 통해 정부는 '생태계 지도'를 만들겠다고 했다. 현재 상태를 자세히 체크해, 역량을 끌어올릴 곳이 어디인지 파악해 내야 한다. 또 하나는 조사결과를 국가 연구개발(R&D) 투자에 연계키로 한 것처럼, 우리가 선도할 피지컬AI 분야를 새로 개척하는 일이 중요하다.

최근 중국은 '로봇 올림픽'을 떠들썩하게 열어 온 세계 뉴스와 영상을 독차지했다. 그도 그럴 것이 사람들은 좀 해괴할 수도 있지만, 이런 기상천외한 것에 열광한다. 기술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기술을 모아 놓고 보면 엉뚱한 것이 발견되고, 새로운 도전이 만들어진다.

우리 산업계와 일반 가정이 필요로 하는 피지컬AI의 모습과 기능은 천차만별일 것이다. 그만큼, 현장과 기술은 복잡다단하다. 이번 정부 피지컬AI 실태조사가 제대로 이뤄지면, 그 활용과 가치는 무궁무진할 것이다. 정확히 만들어진 지도가 목표에 빠르고, 안전하게 도달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도구다.

피지컬AI 산업의 생태적 변곡점이 만들어지도록 정부·산업계가 합심,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진호 기자 jho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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