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타깃 금융사기 진화… 코인투자 피해 예방 집중교육을” [심층기획-고령층 울리는 리딩방]

2024-12-17

오영환 시니어금융교육협 사무총장

“보이스피싱과 스미싱의 경우 예방교육이 학습효과를 거둬 이제는 고령층도 ‘검찰청입니다’ ‘금융감독원입니다’ 하는 전화나 메시지를 받아도 금융사기 수법이라는 것을 알아챕니다. 변화하는 범죄 유형에 발맞춰 이제는 가상자산 연계 투자사기 교육에 집중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오영환(사진) 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 사무총장은 대한노인회·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한국시니어클럽협회 등과 협력해 고령층 대상 금융교육을 하는 전문가다. 전국 경로당과 지방자치단체 등을 통해 연 4만명가량을 교육한다.

그는 17일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초고령사회 진입과 금융의 디지털화에 따라 노인을 타깃으로 한 금융사기는 계속해서 진화할 것”이라며 “시의적절한 교육으로 범죄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사무총장은 가상자산 리딩방과 대리매매 등 범죄가 고령층의 노후 불안을 파고들어 피해자를 끌어들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근로자 평균 퇴직연령은 50세 전후로 나타나는데, 은퇴자금으로 90∼100세까지 버틸 수 있을까 하는 걱정과 ‘다른 사람들도 가상화폐로 돈을 번다고 하니 나도 해 봐야겠다’하는 막연한 기대감 때문에 사기에 휘말리곤 한다”고 지적했다. 노인 피해를 대거 양산해 올 초 파장을 낳은 홍콩ELS 사태 등도 비슷한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는 진단이다. 그는 “60대 이후에 금융사기를 당하면 소득이 없는 상황에서 피해 복구가 난망해 빈곤층으로 추락하는 사례가 많다”며 “이 때문에 우울증 등 정신적 피해를 겪는 분도 많은데, 피해자 사후구제도 중요하지만 선제적 예방에 더욱 더 힘을 쏟아야 하는 이유”라고 부연했다.

그는 금융위원회·금감원과 함께하는 금융사기 예방교육에 내년부터 가상화폐 사기를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존 교육은 대부분을 보이스피싱과 스미싱에 할애했지만, 가상자산을 매개로 한 새로운 유형의 범죄가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는 만큼 대응이 필요하다는 분석 때문이다.

정밀한 조사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오 사무총장은 “고령층 내부에서도 연령별, 성별, 자산규모별로 취약한 범죄가 저마다 다르다”며 “개인별 금융역량을 세밀하게 조사해 맞춤형 금융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할 수 있다면 가장 효과가 높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고령층 스스로가 투자자 자기책임 원칙을 확고히 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노후가 불안하니 ‘고수익’을 내세우는 사기에 혹하는 건 인지상정이지만, ‘투자에 있어 공짜는 없다’는 대원칙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이어 “금융투자는 조금 더 윤택한 삶을 위해 여유자금으로 하는 것이지, 먹고살기 위한 생활비로 금융투자를 하는 건 대단히 위험하다는 사실도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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