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52주 신저가 경신
하이닉스·한미반도체도 급락
與 반도체지원법 기대 못미쳐
트럼프 리스크도 불안감 키워
TSMC 中공급 중단…韓불똥
11일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 관련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규제 우려와 반도체 특별법에 대한 실망감이 확산되며 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이날 전장 대비 3.51% 급락한 5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5일 5만5900원으로 마감하며 기록했던 52주 신저가를 약 2주 만에 다시 경신했다. SK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도 각각 3.94%, 6.48% 떨어진 19만2600원과 8만81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발의한 반도체 특별법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별법에는 연구개발(R&D) 근로자의 주 52시간 근로시간 제한을 풀고 반도체 업체에 정부가 직접 보조금을 줄 수 있게 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보조금을 당장 지급하는게 아니라 지급 근거를 마련하는 수준이어서 반도체 불황의 위기 극복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우선주의를 더 강화하는 정책을 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반도체 업종의 규제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기간 동안 미국 내에서 공장을 지으면 보조금을 지원하는 반도체 지원법(칩스법)의 수정과 폐기를 주장한바 있다.
특히 미국 정부가 대만의 TSMC에 반도체의 중국 공급 중단을 명령한 것도 악재다. 대중국 수출 견제 우려가 높아지며 국내 기업들도 이런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인공지능(AI) 가속기나 그래픽처리장치(GPU) 가동에 쓰이는 7㎚(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첨단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제한하는 내용의 공문을 TSMC에 보냈다.
중국은 반도체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미국의 대중국 규제가 심해지면 국내 업체들의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 메모리 반도체의 중국 수출 비중은 올해 3분기 37.9%를 기록했다. 처음으로 40% 아래로 떨어졌으나 여전히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TSMC를 규제하자 국내 반도체 업계에도 규제 확산 경계감이 퍼진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