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대 생즙공장인 풀무원녹즙 도안공장에 들어서니 밤새 착즙된 녹즙이 병에 담겨 라인 위를 빠르게 지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작업라인을 지나면 로봇 피킹 시스템(RPS)이 각 병의 뚜껑을 인식해 전국 가맹점의 모닝스텝(배송사원)이 배달하게 될 음료를 상자별로 분류한다. 착즙실, 저장고 등 공장 내부는 5도 이하로 유지되고 있어 찬 기운이 느껴졌다.”
충청북도 증평군 도안면에 자리한 풀무원녹즙 도안공장을 지난 30일 찾았다. 출고 준비를 마친 병 속에는 당일 착즙된 녹즙이 담겨있었다. 모두 다음날 아침 고객에게 배송될 음료들이었다. 풀무원녹즙은 신선한 녹즙을 만들기 위해 국내산 계약재배 원료를 수확하는 '갓 수확', 국내 최대 규모 생착즙 공장에서 생산하는 '갓 착즙', 매일 아침 신선하게 고객에게 배송하는 '갓 배송'을 내세우고 있다.
도안 공장은 대지면적 1만8416㎡ 규모로 녹즙·융복합 겸용라인과 음료라인을 갖추고 있어 총 21종의 녹즙·음료를 생산한다. 세계 최대 생즙 공장으로 일 기준 녹즙과 융복합 건강기능식품 15만7000개, 리얼음료와 같은 착즙음료를 8만3000개씩 생산할 수 있다.
녹즙은 일반 음료와 달리 생채소 원물을 그대로 착즙해 내 비가열 과정으로 만들어진다. 이를 위해 살균 과정에서도 영양분 파괴를 최소화하기 위해 UV(자외선)을 활용하는 점이 특징이다.
신선한 녹즙을 생산하기 위해 온도 관리에 신경을 쓰는 점도 두드러졌다. 전 유통과정이 콜드체인망을 구축해 재배부터 생산·유통 과정 모두 5도 이하로 유지되도록 했다.
좌경애 풀무원녹즙 녹즙생산기술파트 파트장은 “기존 콜드체인은 10도 이하면 충분하다고 하지만 녹즙은 원재료를 착즙해서 판매하는 만큼 저장·유통 과정에서 5도 이하로 유지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더 나아가 RPS를 도입한 이유도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좌경애 파트장은 “녹즙이 가맹점까지 신선하게 유통되더라도 각 모닝스텝이 배달해야 하는 상품을 분류하는 과정에서 실온에 오래 노출되는 문제가 있었다”며 “좀 더 신선한 상품을 고객에게 전달하기 위해 공장에서 RPS가 빠르게 분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녹즙 원재료의 신선함도 특징이다. 풀무원녹즙 도안 공장에는 일주일에 2번에서 3번이상 풀무원의 계약 산지에서 갓 재배된 신선초(명일엽), 케일 등이 유통되고 있다. 또한 신선도 유지를 위해 원재료들은 냉장창고에서는 2~3일 정도만 보관되고 바로 착즙된다.
같은날 방문한 강원도 원주에 위치한 명일엽·케일 재배 농장에서는 케일을 재배하고 있는 인부들을 만날 수 있었다. 해당 농장은 약 3만평 규모의 풀무원녹즙 계약농가로 녹즙 생산에 필요한 대부분의 케일과 신선초를 재배하고 있다.
이날 만난 원대일 신선초·케일 농장대표는 안정적인 원재료 생산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선초는 서늘한 날씨에 가장 잘 자란다”며 “최근 길어진 여름에 대한 경고가 계속되고 있어서 비닐하우스의 천장에 수막을 따로 설치해 작물이 더운 여름을 잘 버틸 수 있도록 대비했다”고 말했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